“인간 삶 등급화 하는 ‘삶의 질’ 대신 ‘행복’ 사용하자”
인간 존엄성과 가치 등 다뤄
“‘삶의 질’은 인간 존엄성을 말살할 수도 있는 위험한 용어다. ‘행복’이라고 하는 게 낫다.” 7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1층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제1기 국회 생명학교’ 첫 강의에서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서울 공항동본당 주임)는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이날 이 신부의 강의는 제1기 국회 생명학교 수강생들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영현 신부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회 생명학교는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와 국회생명존중포럼(공동대표 이석현·나경원 의원)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회생명존중포럼은 가톨릭신자 국회의원들이 교회정신에 기반한 생명존중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법률에 반영하기 위해 2016년 7월 설립한 연구단체다.
‘인간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를 주제로 첫 강의를 진행한 이 신부는 “‘삶의 질’은 인간의 삶을 등급으로 매기고 수치화하는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가치를 매기거나 평가할 수 없는 인간 생명을 등급화 하는 부적절한 용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신부는 이렇게 인간 삶을 수치화하는 용어가 계속 사용되면 사회가 생산성이나 유용성만으로 사람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이 신부는 “굳이 삶을 등급화 하는 위험성을 가진 용어를 사용할 게 아니라 ‘행복’이라는 더 좋은 개념을 사용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세계 최빈국으로 알려진 부탄은 그렇게 가난해도 행복지수는 1등”이라고 덧붙였다.
수강생들은 이번 강의를 포함해 총 6강을 마친 뒤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 권고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강의는 오는 12월 15일까지 매달 셋째 주 토요일 ‘가습기 살균제와 인간 생명의 존엄함’, ‘난임 정책을 다시 생각한다’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위 기사는 가톨릭신문에서 발췌함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