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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족의 형태 변화…해체인가, 새로운 가족인가

관리자 | 2008.12.15 22:12 | 조회 4827

 

 


▲사진설명: 혼인·혈연 중심의 전통적 가족이 급감하고 1인·조손·비친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청주교구·주교회의 가정사목위 주최로 충북 꽃동네 연수원에서 열린 ‘2003 가정대회’ 참가자들.[자료사진]

한국 가족의 형태 변화…해체인가, 새로운 가족인가


열린 시각으로 ‘변화’ 인정·존중해야

1인·조손·비친족 가족 급증 두드러져
“가족 붕괴 아닌 사회변화 적응” 이해
미스맘·동성애 가족 등 윤리문제 내포

한국사회의 가족 형태는 급속한 변화를 겪는 중이다.

대가족은 물론 핵가족 또한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아이가 없는 부부로만 구성되거나 이혼한 한부모와 자녀, 조손 가족의 모습을 가진 2인 가족 등의 가족 형태가 급증했다. 또 이혼한 편부모 가족과 재혼한 부부의 자녀가 함께 사는 복합 가족, 기러기 가족 등의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크게 늘었다.

교회 내에서도 이렇게 ‘다양성’을 띤 가족(가정)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적극 요청됨에 따라 대안 마련과 실천에 다각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생명윤리문제를 부각시킨 ‘미스맘’가족과 동성애 가족, 미혼 입양가족 등 개인의 선택에 따라 구성된 다양한 가족 결합 형태의 등장은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것으로 올바른 의식과 개선이 시급한 현실이다.

가족형태의 변화

통계청이 내놓은 ‘2006년 이혼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06년 이혼건수는 총 12만5000여 건이었다. 총 혼인수는 33만3000여 건이다. 또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남녀가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이혼과 함께 각종 형태의 가정해체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는 우선 한부모 가정과 조손가정의 비중이 커졌다.

통계청이 2005년 조사, 2006년에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이후 조사는 2010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1인가족과 비친족 가족의 급증이다.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족)’ 수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이는 지난 조사가 있었던 2000년에 비해 42.5% 증가한 수치다. 또 한부모 가정은 21.9%, 조부모와 손자녀로 구성된 조손가정은 28.5% 증가했다. 특히 비친족 가구는 41.9%로 큰 상승세를 보였다.

원인과 올바른 변화 방향

사회 내 전문가들은 현대사회 가족 형태 변화의 주된 원인을 ‘개인주의’ 확산으로 꼽는다.

한국가족학회 이사이자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인 강학중(아우구스티노)씨는 “현대사회 가족의 변화는 가족의 붕괴나 헤체가 아닌 가족이 사회변화에 적응해가는 모습”이라며 “특히 현대 가정공동체는 가족이 아닌 개인의 행복을 지향하는 쪽으로 구성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가족은 혈연과 혼인, 자녀양육이라는 측면에서 정의돼왔고 정치, 경제, 종교, 문화, 복지 등 여러 부문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왔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산업화, 도시화, 다원화 등의 경향에 따라 다양한 구성원과 생활주기, 문화적 차이를 포괄하는 가족의 정의가 나타났다.

즉 혼인이나 혈연을 중심으로 맺어진 전통적 가족 외에 지속적인 연대의식으로 일상생활을 함께 영위하는 집단까지 가족 개념에 포함됐다.

아울러 반드시 결혼해야한다는 보편혼주의가 급속히 퇴조, 가톨릭신자 사이에서도 꼭 결혼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회 안팎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자세는 전통적 개념과 차이가 있다고 해서 현대의 가족 형태를 ‘문제 가족’ 혹은 ‘결손 가족’으로 보는 시각의 개선이다.

일반적인 가족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만 생명과 사랑, 공동체, 친교, 일치 등을 요소로 하는 ‘가정’의 본질적 요소는 변화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는 ‘정상’ ‘비정상’ 혹은 ‘옳다’ ‘그르다’가 아닌 ‘차이’의 개념 안에서 인정해야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의 해소를 위해서는 가족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가정학제간 연구위원인 강완숙씨는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과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가족의 본질적 의미이며, 기능이라는 면을 비추어볼 때 어떤 형태이든 구성원들의 합의와 필요에 따라 지속적이고 안정된 생활공동체를 구성하면 그것을 동등한 가족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릇된 가족형태와 교회 가르침

그러나 이러한 가족 형태에서 조차 벗어나 개인의 선택에 따라 형성된 가족의 등장은 가정과 생명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교회 가르침에 크게 위배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남편없이 ‘생물학적 아버지’만을 원하는, 즉 배우자가 아닌 타인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출산하는 소위 ‘미스맘’과 동성애자, 개인의 생활방식에 의해 배우자 없이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겠다는 미혼남녀 등 혼인과 혈연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의적인 가족 형태를 꾸리는 실태에 대해 경각심이 요구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지난 해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미혼자의 입양이 가능해졌으며, 비배우자의 정자와 난자를 이용한 출산은 오랜 기간 특별한 제재없이 이뤄져왔다. 이러한 행위는 교회 가르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체외수정으로 인해 인간 생명을 훼손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이에 대해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총무 송영오 신부는 “미스맘과 동성애, 미혼 입양 등은 기본적으로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그르는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교회 가르침을 올바로 알고 보다 적극적으로 지켜나가는 의식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송신부는 “이혼 등의 경우 ‘혼인무효’ 등 요건에 따라 사목적 배려를 실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교회가르침을 그르치는 비윤리적인 가족 구성은 적극 배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회에서는 가정은 기본적으로 ‘혼인으로 맺어진 부부와 그들 사이에서 출생한 자녀들로 구성된 자연적 생활공동체’라고 설명한다.

특히 교황 교서 ‘가정공동체’와 ‘가정교서’ ‘생명의 복음’ 등에서 가정은 인간공동체를 형성하고, 생명에의 봉사하며, 사회의 기본 세포가 되고, 사회를 향해 열린 공동체, 친교·나눔·섬김이 이뤄지는 작은 교회로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 내 가정사목 관계자들은 “가족 형태 변화에 따라 각 가정에서 생명과 사랑, 상호존중과 평등이라는 근원적 가치를 현실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 가정사목의 근본적인 운영방향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holictimes.org
가톨릭 신문, 기사입력일 : 200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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