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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평화를] UCC열풍, 교회는 어떻게...? "

관리자 | 2008.12.15 22:11 | 조회 5032

 


사진 설명 ▲ 지난해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주최 생명 UCC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백우정(베드로, 영등포소방서)씨의 '소방관의 기도' 한 장면.
평화신문, 2008. 01. 13발행 [953호]

"[이 땅에 평화를] UCC열풍, 교회는 어떻게...? "
사목과 선교를 위한 질 좋은 콘텐츠 확보해야


▲ 소녀들의 춤솜씨를 자랑하는 동영상. UCC는 누구나 쉽게 만들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동영상 라이브러리. 인기가수 '원더걸스'를 검색어로 입력해 엔터키를 눌렀다. 텔미(Tell me)란 노래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이 그룹에 관련된 동영상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검색결과 한 화면당 10개씩 460페이지가 나왔다. 고작 지난해 12월부터 1월 초까지 올려진 한 달치 분량이다. 원더걸스로 검색 가능한 동영상만 하루에 153개 가량이 올려진 셈이다.

내용을 살펴보니 원더걸스 방송출연 동영상에서부터 원더걸스 텔미 춤을 따라하는 동료 연예인과 가수들, 텔미 춤을 추는 아기의 모습에까지 다양하다. 포털사이트와 동영상 관련 사이트는 이미 UCC 세상이다.

▲ 한 대형 포털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UCC 동영상 목록. 사진은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 UCC에 대한 누리꾼의 열광과 양면성
 학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UCC 열풍에 대해 "인간의 기본 욕구 중의 하나인 자신을 알리고자 하는 욕구와 참여의 욕구가 기술의 발전을 통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견해다. 인터넷의 등장과 자유게시판 활성화로 시작된 누리꾼 참여가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의 유행, 휴대전화 기술 등의 발달로 동영상 UCC로까지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UCC는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쉽게 올릴 수 있는 특성 때문에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언론의 역할까지 넘보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UCC의 특징이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박문수(프란치스코, 가톨릭대 문화영성대학원) 박사는 "악플로 홍역을 앓은 '개똥녀 사건'이나 거짓으로 드러난 '지하철 결혼식 사건' 등은 충분한 검증시간 없이 올려진 UCC 폐해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앞뒤 맥락을 상실한 채 올려진 UCC는 각자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오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율성 안에서 UCC 활성화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충분히 검증한 뒤에 올려지는 언론과는 다른 특성 때문에 남용되거나 오용되는 사례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 UCC의 모체인 인터넷에 대한 교회 공식 입장과 한국교회 움직임
 2002년 반포된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문헌 「인터넷과 윤리」에는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로운 교류를 강력하게 지지한다. 진리를 추구하고 식별할 수 있는 자유는 인간의 기본권이며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초석이다"(12장)라는 긍정적 입장과 "엄청난 양의 인터넷 정보는 그 대부분이 정확성과 타당성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많은 사람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13장)는 비판적 입장이 모두 포함돼 있다.
 문헌은 따라서 "모든 인터넷 사용자는 정보에 입각하여 자제력을 가지고 인터넷을 도덕적으로 좋은 목적에 사용할 의무가 있다"(15장)고 권고한다.
 한국교회는 이미 UCC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20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가 서울 혜화동 동성고등학교에서 마련한 2007 생명콘서트에서는 '제1회 청소년을 위한 생명 UCC 축제'를 통해 생명의 가치 존중 등 교계 입장을 알리는 올바른 UCC를 시상하고 제작과 참여를 적극 장려했다.
 또한 서울 대방동ㆍ노원본당 등 일부 본당에서도 자체적으로 UCC 경진대회를 마련, 바람직한 UCC 활용과 참여를 권장하면서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서울 개포동본당(주임 염수의 신부)은 동영상 UCC로 본당 중추 사업인 초대 조선교구장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 현양사업 홍보와 활성화를 꾀했다. 본당공동체는 2005년부터 신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동영상 교육과 UCC경진대회를 개최, 현재 본당 행사 기록이나 미사전례, 소공동체 모임 등에 UC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 바람직한 UCC 활용과 전망
 하지만 타 종교보다 전통과 역사, 가치관을 우선시하는 천주교가 새로운 변화인 UCC를 활용한 사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박문수 박사는 "현재는 사목적으로 활용할 만한 콘텐츠 자체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경진대회 등 흥미 위주가 아닌 사목과 선교를 위한 누리방을 개설하는 등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질의 UCC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교계 포털사이트(공간)를 만들거나, 주일학교 수업 등 사목에 적극 활용해 흥미와 교육적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만들어진 우수 콘텐츠를 사목자들이 사목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재생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민수(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신부는 "평화방송에서 제작한 성 김대건과 강완숙 등 드라마가 5~10분 분량으로 편집돼 있다면 강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순교자성월 등 미사 때 이를 상영하고 해설까지 곁들인다면 훌륭한 사목적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UCC 제작과 활용에서 가톨릭적 가르침을 올바르게 구현할 인적 자원 양성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성우(의정부교구 문화미디어국장) 신부는 "UCC 동영상 등 매체를 가톨릭적 시선으로 풀어낼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며 "UCC와 인터넷, TV 방송 등의 질을 높이려면 결국 이를 운용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개포동본당 송봉자(아녜스, 60) 홍보분과장은 "동영상 UCC를 적극 활용해보니 본당 사업의 홍보와 참여에 큰 효과가 있었다"며 "새로운 매체인 UCC가 하느님 사업을 이끄는 도구로 널리 활용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UCC(User Created Contents)란=말 그대로 이용자가 직접 제작해 인터넷에 올려진 콘텐츠를 말한다. UCC는 반드시 동영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 줄의 댓글이나 사진, 그래픽 등도 UCC에 범주에 속한다.

▨교회 내 우수한 UCC를 볼 수 있는 곳
▶http://ucc.forlife.or.kr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지난해 마련한 '청소년을 위한 생명 UCC 축제' 수상작을 감상할 수 있다.


▶www.catholicpolice.or.kr -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 동영상 자료에는 평화방송 방송분과 자체 제작한 경찰사목, 선교 관련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www.mariasarang.net - 평신도가 운영하는 가톨릭 가족 인터넷 공간인 마리아 사랑넷에는 '동영상/플래시방'과 '디지털 카메라방', '신앙글' 등 코너에는 이용자들이 만든 많은 UCC를 감상할 수 있다.

▶gaepo.org - 서울대교구 개포동본당 누리방. 본당 차원의 동영상 교육을 실시해온 개포동본당은 자체 UCC경진대회 등을 통해 우수 UCC를 발굴해 오고 있다. '내가 찍은 디카'와 '동영상' 코너 등에 많은 자료가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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