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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주일 특집] 인공피임, 왜 ‘문제’인가

관리자 | 2012.05.08 11:13 | 조회 5897

[생명주일 특집] 인공피임, 왜 ‘문제’인가

원치 않는 임신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선택?/ 약의 오남용·생명경시 풍조 확산 우려/ 정상적인 피임의 한 종류란 인식 안돼/ 미혼 젊은이 위한 올바른 성교육 필요


20여 명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인 프로라이프 청년회 생명 관련 스터디 시간, 혼전순결 문제가 논쟁거리로 등장하자, 대화는'인공피임'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성행위까지 가지 않으면 요즘엔 데이트 못해요."

"아니, 혼전 성행위가 어떤 책임과 부작용이 따르는지 정말 모르고 동의하는 거야?"

청년회 회원들은 현재 또래 젊은이들이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는 생명문제가 바로 혼전순결과 피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이러한 고민과 갈등에서 신자 청년들도 예외가 아니라고 고백한다. 신자 청년들조차도 '낙태를 막기 위해서는 피임이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응급(사후) 피임약'과 이른바 '셀프 낙태약'에 대해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문도 한번쯤 가져보지만, 경구피임약 등에 대해서는 기초적인 사용법과 부작용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최근 생명주일 담화문을 통해 인공피임 특히 응급피임약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사회 각계에서 적극적인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제2회 생명주일을 맞아 경구 피임약을 활용한 '인공피임'의 폐해를 올바로 인식하는 기회를 가져본다.



■ 교회는 왜 '인공피임'을 반대하는가

'피임'(避妊)은 글자 그대로 난자와 정자의 수정을 인공적으로 막는 것으로, 그 행위 자체가 이미 반생명적이다.

교회는 인공적 피임법들이 '작은 생명'을 해치는 반생명적 행위일 뿐 아니라 성문화와 부부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기본적으로 각종 피임법들은 성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자제와 책임을 회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회칙 '인간생명'을 통해 인공적 피임이 만연하게 될 경우 △부부간 신뢰와 도덕적 민감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여성을 남성들의 성적 만족을 위한 단순한 도구로 전락시킨다 △인공적 피임이 국가권력 등에 의해 '위험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 △여성의 임신을 적대시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이러한 피임 행위들은 성의 문제에서 '책임'은 회피하려는 쾌락주의적인 사고방식에 뿌리를 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행위의 결과 생겨날 수 있는 생명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하는 이른바 '적'이 되고 피임을 실패할 경우 낙태는 유일하게 남은 선택이 되는 것이다.

■ 인공피임 약의 실태

경구피임약 복용은 일상에서 누구나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인공피임법으로 권유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경구피임약이 판매된 때는 1960년대로, 당시 정부는 인구 억제를 명목으로 각종 피임약을 일반의약품을 분류해 무분별하게 배포했다. 현재 시판 중인 약은 수십 종으로 대부분 일정 기간 매일 복용함으로써 배란을 강제로 억제시킨다. 무엇보다 이러한 피임약에 대한 그릇된 정보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재생산, 확대되면서 부작용을 양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경구피임약의 남용은 피임 실패는 물론 두통과 오심, 생리량 감소 뿐 아니라 배란 장애와 불임, 생식기 기능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경구피임약이 난소암 예방이나 피임약이 기형 발생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도 뚜렷이 검증된 바 없다. 반면 인터넷 상에서는 피임약 복용시 출혈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생리량 감소도 도리어 빈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호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로라이프 연합회 차희제 회장은 "인공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투약하는 피임이 사람 몸에 좋을 리는 만무하다"며 "최근 연구 보고서들에 따르면 피임은 면역력 약화의 부작용까지 드러낸다"고 밝혔다. 특히 차 회장은 "현재 피임약을 제조, 유통하는 회사들은 자본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다국적 기업들로서 부작용은 감추고 그릇된 정보를 홍보하는 경우가 난무한다"며 "왜곡된 매스미디어와 제약회사 및 병원 등의 상업적 전략을 넘어서 올바른 의식을 갖추고 확산하는데 교회 안팎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990년대 말부터는 응급피임약이 도입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피임과 낙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까지 떠안게 됐다. 이 응급피임약도 월경 주기 장애와 하복부 통증, 유방통 등의 부작용은 물론 자궁 외 임신 등의 위험을 가져온다.

■ 인공피임이 낙태를 줄여 주나

인공피임, 특히 응급피임약 사용에 적극 찬성하는 이들은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응급피임약 판매는 이미 약의 오남용과 생명경시 풍조를 가속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응급피임약을 정상적인 피임의 한 종류로 받아들이는 사고가 확산되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순천향대 산부인과 피임연구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급피임약의 속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한 사람이 53~67%에 이르렀으며, 상습 복용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응급피임약 복용률은 2010년 기준 5.6%로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판매하는 경구피임약 복용률 2.8%의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 약은 습관적으로 먹게 되면 피임 실패율이 급증한다. 2008년 실시된 산부인과 조사에 따르면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은 여성 가운데 30%가 피임 실패로 낙태 또한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시장 조사기관 자료를 보면 응급피임약이 판매되기 시작한 2002년에는 13억~17억 원대로 판매됐지만 2010년에는 59억 원어치가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62만 명이 복용할 분량이다.

또한 피임연구회 보고에 따르면 응급피임약 복용률은 여름휴가철인 7~8월, 연말인 12월에 급증하며, 미혼 이용률이 80%로 기혼 이용률 6.7%에 비해 월등히 많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67%, 10대가 20%로 젊은이들이 피임약에 의존, 충동적이고 무방비 상태의 성관계에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톨릭대 의대 맹광호 명예교수는 "현재 교회 안팎에서 가장 시급하게 지원할 것은 미혼 젊은이들을 위한 올바른 성교육과 건전한 출산조절방법 보급을 위한 실천적 교육"이라며 "젊은이들이 생명에 대해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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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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