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출산조절과 관련한 의학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2) 우리나라 출산조절

관리자 | 2012.02.20 11:00 | 조회 1198

 [생명의 문화]출산조절과 관련한 의학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2)

 

우리나라 출산조절 역사와 문제

 

평화신문 [1128호][2011.08.07]

 

 

맹광호(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지금 우리나라 부부들 사이에 자녀출산을 꺼리는 경향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2010년 현재 부부 한 쌍이 평생 낳는 자녀의 평균 수가 1.22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의 출산율이다.

 이론적으로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한 여성이 최소 여자아이 한 명을 낳아야한다. 여성 한 명이 다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또 한 명의 여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에서다. 그러자면 아들과 딸을 낳는 경우를 감안해서 평균 자녀 두 명을 낳아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그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태다.

 상황을 더 나쁘게 하는 것은, 결혼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예 자녀를 출산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도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미혼여성의 44.9%가 '결혼을 안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여성 또한 35%나 됐다.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견해가 1997년의 경우 단 9.4%였던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소(小)자녀 개념 내지 출산기피 현상은 역시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된 정부의 강력한 출산억제 정책과 이를 위한 각종 피임방법의 보급에서 비롯된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1961년 4월 설립된 대한가족계획협회는 30여 년 동안 부부들의 출산 억제를 위한 홍보와 함께 전국 보건소 가족계획 요원들을 통해 거의 무차별적으로 여러 가지 인공적 피임방법을 보급하는 소위 '가족계획사업'을 주도해 왔다.

 심지어 정부는 세 번째 자녀를 출산하는 경우에 보험혜택도 박탈하고 불임수술을 받은 부부들에게만 아파트 입주권을 주는 등 비인권적 인구정책까지 불사했으며 낙태까지도 공공연한 출산조절 방법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지나친 소자녀 개념과 출산기피 현상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출산율 감소현상은 지금 우리보다 외국에서 더 걱정하고 있는 상태다. 얼마 전, 옥스퍼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이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 아닌 예언을 한 일이 있다.

 이뿐 아니다. 유엔미래포럼은 한국의 출산율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2305년 정도에는 한국에 남자 2만 명, 여자 3만 명 정도만 남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물론 이 같은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에 대해 최근 정부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정책을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하고 있다. 특히 많은 부부들이 자녀출산을 꺼리는 이유가 높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지원정책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셋째 아이를 출산하는 경우 1000만 원을 지원해 주는 출산유인책을 펴고 있지만 그리 큰 효과를 보는 것 같지도 않다. 그것은 우리나라 부부들의 출산기피와 소자녀 개념의 역사가 너무나 깊기 때문이다.

 1980년대 까지도 정부는 "하나도 많다"는 구호를 만들어 출산억제 정책을 폈다. 1961년 대한가족계획협회를 설립해 출산억제에 총력을 기울였던 정부가 1999년에는 이 단체를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로, 다시 2005년에는 인구보건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아기 낳기 좋은 세상' 운동과 '출산양육지원' 사업, 그리고 '불임부부지원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동안 정부의 인구증가에 대한 위협이 얼마나 과장된 것이었는지 참으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런 잘못된 인구정책에 대해 한국가톨릭교회는 처음부터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부부들의 '책임과 도덕적 질서'에 바탕을 둔 진정한 의미의 출산조절을 주장했지만 정부는 오히려 이에 대해 교회가 정부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매도했던 것이다.

 늦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인구 억제정책을 출산장려정책으로 바꾼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는 결혼과 가정, 그리고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일이 우리 삶에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모든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출산장려를 위한 사회적 지원정책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녀의 소중함과 가정의 가치를 높이는 정신문화운동으로 이를 발전시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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