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 출산조절과 관련한 의학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1) 출산조절의 기원

관리자 | 2012.02.20 10:55 | 조회 1241

  [생명의 문화] 출산조절과 관련한 의학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1)

 

출산조절의 기원-과장된 인구 증가의 위험

 

 

평화신문 [1127호]  [2011.07.24]

 
맹광호(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출산조절'(birth control) 이란 말이 처음 쓰인 것은 18세기 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초기다. 그동안 사람의 노동력에만 의존했던 생산 활동이 점차 기계에 의존하게 되면서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여러 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 분야 학자들 사이에 인구증가의 이해득실에 대한 논의가 이때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대부분 학자들이 인구증가를 우려했고 더 이상의 인구증가를 막으려면 출산을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출산조절'이라는 말은 처음부터 '출산억제'의 다른 말이었고 부부들 출산을 억제해 인구증가를 막자는 것이 그 핵심이었다.

 서구사회에서의 이런 논의는 특히 19세기에 들어와 식량이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영국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이 발표되면서 더 활발해졌다. 이때부터 대부분 서구 국가에서 인구증가 문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이론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주로 개발도상국에 본격적 인구정책이 도입된 것은 1945년 국제연합에 인구위원회(Population Council)가 설치되면서부터다. 맬서스의 인구론에 영향을 받은 정치가나 경제학자들이 국제연합에 모여 후진국의 빈곤문제를 인구증가 억제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때부터 과잉인구가 빈곤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원인이라는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저개발 국가에서 자녀출산을 억제하는 소위 가족계획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각국 정치가들에게 인구증가가 인류발전을 저해하는 위협으로 인식하게 한 또 하나의 계기는 1972년 로마클럽이 발간한 「성장의 한계, The Limits to Growth」라는 연구보고서다. 인구증가를 막지 않으면 지구 자원 환경이 고갈되고 이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위험하다는 주장을 편 이 책은 특히 선진국이 후진국 내지는 개발도상국의 인구증가를 막는 일을 계획적으로 추진하는 근거가 됐다. 절대적 빈곤상태에 있던 대부분 개발도상국이 이런 유엔의 인구 억제정책사업 대상이 된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구정책이란 원래 인구의 양과 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을 말한다. 즉, 인구 구성의 세 가지 요소인 출생과 사망 그리고 인구이동의 문제를 고려하는 공공정책으로 단지 출산을 억제하는 일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1960년대 이후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 인구정책은 주로 인구억제 측면에서 출산율을 줄이는 일, 즉 가족계획사업에만 집중해 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출산억제를 핵심으로 한 인구정책을 펴 온 모든 나라가 지금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날로 낮아지는 출산율과 빠른 인구 노령화, 그리고 이로 인한 노동력 감소로 불과 30~40년 사이에 이들 대부분 국가들이 장래를 걱정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지구 환경 또한 가난한 나라들이 파괴해 온 것이 아니라 부유한 나라들의 지나친 생산과 소비에서 비롯된 것임이 여실히 들어난 상태다. 결국 인류의 가난이나 환경문제의 원인을 인구증가에 돌린 정치 지도자나 인구문제 전문가들의 위협이 얼마나 과장된 것이었는지 너무도 분명해졌다.

 그동안 가톨릭교회는 인구문제 전문가들의 이런 과장된 인구증가 위협에 대해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이런 잘못된 예측에 근거한 각국 정부의 기계적 인구정책에 대해 처음부터 우려를 표명해 왔다. 가난한 나라들에서의 인구증가를 하나의 사회문제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출산을 억제하는 것은 반(反)생명적이고 반(反)가정적이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이런 방법으로 가난한 나라들에서의 인구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철저한 부부의 사랑과 자녀양육에 대한 책임을 바탕으로 부부들 스스로 자녀 수를 결정하도록 하고, 잘 사는 나라들이 좀 더 '나눔'과 '분배' 정신을 가지고 가난한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인구문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우려와 대책방안이 옳았다는 것은 지금 세계 모든 나라에서 사실로 입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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