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살림 윤리백신 (3) 생명의 복음(3)

관리자 | 2011.11.01 10:43 | 조회 1582

생명살림 윤리백신 (3) 생명의 복음(3)

‘죽음의 문화’ 키우는 현실에 일침
 
 
[가톨릭신문]    2011-10-30 [제2768호, 18면]

회칙 「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 제1장은 인간 생명을 위협하는 현대사회의 각종 흐름과 유형들을 명료하게 지적하고 있다.

생명에 대한 폭력은 살인과 전쟁, 민족말살, 불의한 자원분배로 인한 기아, 생태계 파괴 등 다양하다. 제1장에서는 이러한 위협들과는 또 다른, 생명의 초기와 마지막 단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생명의 초기 단계는 인간 생명이 가장 약한 시기이며, 자신을 방어할 수단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이 시기의 폭력이 그 누구도 아닌 가족들의 공모로 이뤄진다는 사실은 더욱 개탄할 일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생명의 복음」을 통해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배경에는 근본적인 문화의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의 위기는 회의주의를 만들어내고, 이 회의주의는 인간됨의 의미와 인권, 의무의 의미를 더욱 희석시킨다는 말이다.

이른바 ‘죽음의 문화’라고 불리는 수많은 생명 파괴 현상들은 현대사회가 지나치게 효율성에 관심을 가짐에 따라 증가했다.

특히 회칙은 생명을 보다 쉽게 죽이기 위해 약품을 생산하고 시술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또한 피임과 관련해서 분명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흔히 일반인들은 낙태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처방이라며 인공피임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피임식 사고방식’에 담긴 부정적인 가치들은, 원치 않는 생명을 잉태하게 되면 곧바로 낙태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인공피임과 낙태는 서로 명확하게 구별되는 악이지만, 또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이유다.

다양한 인공생식 기술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심각한 위협이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인공생식 기술들이 생명을 탄생시키고 봉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수정란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죽을 수 있는 위험에 노출시킨다. 게다가 수정란을 임신 외에 각종 실험 등에 사용하도록 공공연하게 허락해, 인간 생명을 마음대로 처분해 버릴 수 있는 단순한 ‘생물학적 재료’의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태아 진단도 낙태를 권고하는 하나의 행위로 큰 문제점을 품고 있다. 태아 진단은 어떤 질병이나 장애로 손상을 입은 생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우생학적 낙태를 정당화하는데 이용된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장애가 있는 아이는 젖을 먹는 것조차 거부당하기도 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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