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 불임문제에 대한 교회와 교회병원의 관심이 시급

관리자 | 2011.11.01 10:11 | 조회 1930

  [생명의 문화] 불임문제에 대한 교회와 교회병원의 관심이 시급

 
맹광호(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현재 우리나라 불임부부 비율이 15% 수준으로 100만 쌍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의하면 최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불임환자 비율이 지난 10년 사이에 3.7배나 늘어났다고 한다.

 불임의 원인은 남성에게 있는 경우와 여성에게 있는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남성 불임이 전체 불임의 30~40%, 여성 불임이 50~60%이고 원인 불명이 10%정도에 해당한다.

 여성 측 원인으로는 배란이상이 가장 많다. 즉 난소에 이상이 있거나 전신 증상으로 배란이 안 되는 경우, 나팔관 이상, 자궁 이상, 자궁경관에서 나오는 점액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이다.
 남성 측 요인으로는 고환에서 정자를 생산하지 못하거나 생산을 하더라도 그 수가 아주 적은 경우, 정자의 운동성이 부족하거나 고환에 이상이 있어서 정자 배출을 잘 못하는 경우 등이 있다.

 최근에는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생리적으로 임신능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혼전 낙태 경험으로 여성 생식기관의 염증 등으로 불임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남녀 불임은 심각한 국가적 저출산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시험관아기시술 지원 등을 통해서라도 불임부부 비율을 낮춰 보려는 정책을 쓰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히려 아이를 적게 낳는 부부들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줘가며 출산을 억제했던 일을 생각하면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인공수정에 의한 임신은 부인의 나팔관이 막힌 경우 남편의 정자(精子)를 주사기로 부인의 질(膣)이나 경관(頸管)에 주입함으로써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배우자간 인공수정과 남편의 정자에 문제가 있을 경우 다른 남자의 정자를 부인의 생식기관에 넣어 수정하는 비(非)배우자간 인공수정의 두 가지 형태가 있어왔다. 즉 대부분 생체내 수정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영국에서 처음으로 체외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하는 시험관수정 기술이 개발된 이후 체외수정에 의한 아기출산, 즉 시험관아기 출산이 크게 늘고 있다. 이 경우 다른 사람의 난자와 정자까지도 수정에 사용할 뿐 아니라 임신도 처음부터 다른 여성의 자궁을 이용하는 소위 '대리모'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태다.

 체외수정이나 수정난의 자궁내 이식, 특히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생식세포를 접합시켜 임신을 유도하는 이 기술은 당연히 여러 가지 법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내포하지만 의학적으로도 체외인공수정이나 배아의 자궁내 착상과정에 적잖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컨대 체외 인공수정된 수정난을 기계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초래할 수 있는 수정난 손상문제를 포함해 임신에 사용하고 남은 수정난의 처리문제, 그리고 한 개 이상 여러 개의 수정난이 자궁에 착상됐을 때 나머지 배아를 선택적으로 유산 처리하는 문제는 중대한 생명윤리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날로 증가하는 불임부부 문제에 대해 가톨릭교회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즉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1985년 교황청 신앙교리성의 「인간생명의 기원과 출산의 존엄성에 관한 훈령」을 통해 문제의 중요성과 해결 방안 모색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그 원인이나 앞으로의 예후가 어떻든 불임은 확실히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이처럼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는 당연한 희망을 이룰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에 광명과 용기를 주도록 부름 받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불임 부부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산이 불가능한 경우에라도, 그 이유 때문에 부부생활이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육체적 불임은 부부에게 인간의 생명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봉사의 기회, 예컨대 입양이나 각종 교육 활동, 그리고 다른 가정과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봉사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문헌은 그러면서 동시에 가톨릭 의사들을 포함한 생명과학자들에게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에 의한 임신시도가 아닌 윤리적으로 합당한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불임문제를 극복하는 일에 앞장서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모든 불임의 의학적 문제를 교회병원이 다 해결할 수는 없지만 막힌 난관이나 정관의 복원, 그리고 내분비계 이상에 의한 여성의 배란이상 문제 등은 외과적, 내과적 방법으로 많은 경우 그 해결이 가능하며 임신효과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회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평화신문]    1117호   201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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