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나, 소중해!] 태아일기(1) 1주 "박태환 선수보다 더 빠르게"

관리자 | 2008.12.15 23:37 | 조회 1536

"[나, 소중해!] 태아일기(1)-1주 "박태환 선수보다 더 빠르게" "

김원석 글/김복태 그림

아동문학가 김원석(대건 안드레아, 평화방송ㆍ평화신문 전무이사)씨와 삽화가 김복태(사도 요한, 61)씨가 손잡고 동화 태아일기 '나, 소중해!'를 연재한다. 동화적 감성으로 생명 탄생 신비를 펼쳐 보일 태아일기는 인간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색다르게 전해줄 것이다.
 아빠 몸에서 빠져나온 생식 세포인 나 정자(精子)는 열심히 아니, 죽어라 헤엄을 쳤어. 코치도 감독도 없이 혼자 외롭게 말야.
 아마 박태환 선수보다 몇백 배 더 빠르게 헤엄쳤을 거야.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도 죽기 살기로 나 보다 앞서려 따라왔지. 수영시합 할 때 선수들이 보통 8명이잖아. 그런데 나와 시합하는 선수들은 비교도 안 될 만큼 엄청 많거든.
 올림픽 경기에서 1등은 금메달, 2등은 은메달, 3등은 동메달을 목에 걸어주잖아. 그런데 여기서는 오직 1등뿐이야.
 2등 은메달감도, 3등 동메달감도 모두 꼴찌야. 다시 말하면 1등 밖에 없어. 1등만 빼면 다 꼴찌라는 거지. 그러니 나와 내 친구들은 숨 한번 쉬지 않고 힘껏 헤엄쳤어. 내 뒤로 누가 따라오나 살필 겨를도 없이 말이야. 하여튼 앞으로 앞으로 헤엄을 쳤던 거야.
 "퍽-"
 정신없이 헤엄치는데 뭔가 내 머리에 부딪쳤어. 죽을 둥 살 둥 헤엄 친 속도로 보아 어느 무엇에 부딪치면 머리가 몹시 아팠을 텐데 아프지가 않았어. 아프기는커녕 마음이 편안해 지는 거야.
 '어서 와라. 얘야.'
 나를 가로막고 부딪친 곳에서, 반갑게 맞아 주는 것이 있었어.
 '아니? 여기가 어디지?'
 캄캄해서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어.
 내 머리가 부딪친 건 솜털 보다 더 부드러운 벽이었어.
 '그렇다면…? 맞아! 내가 금메달을 땄나보다.'

[평화신문] 2008. 10. 26 9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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