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성형미용수술과 인간의 존엄성

관리자 | 2009.02.12 10:58 | 조회 1687
 
"[생명의 문화] 성형미용수술과 인간의 존엄성 "

성형수술, 자신을 상실하는 '조작'


 
▲ 진교훈 (서울대 명예교수,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

 우리 사회에서 외모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외모지상주의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자신의 외모를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고 열등감을 느끼고, 평생 패배감을 안고 살아가기도 한다.

 미모가 곧 돈이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못나 보이는 부분이 있으면, 이를 고쳐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보호돼야 할 여성의 몸이 끊임없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심지어 목숨을 건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에 폐결핵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실조와 관련이 깊다. 예전에는 여자들만 성형수술에 열을 올린데 반해, 요즘은 남자들도 쌍꺼풀 수술을 하고, 코를 세우고, 박피를 하는 게 유행이다.
 
 항간에는 정형수술과 성형수술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형수술은 기형 또는 질환과 외상에 의해 신체조직의 운동기관의 기능결손 내지 형태 및 기능이상을 회복시키는 외과수술이다. 예컨대 관절의 질환과 외상 등에 의한 변형, 골절, 탈구, 근육이상 등이 치료대상이 된다.
 
 성형수술은 '상해 또는 선천적 기형으로 인한 인체의 변형이나 미관상 보기 흉한 신체의 부분을 외과적으로 교정 회복시키는 수술'이다. 예컨대 미관상 보기에 흉해보이는 신체의 부분을 보기 좋게 교정하는 수술이다. 쌍꺼풀 수술, 광대뼈를 깎아내리는 수술, 이물질을 주입해 코를 높이거나 유방을 확대하는 수술 등이다.

인간의 정체성에 영향 미쳐
 

 이 성형수술에서 '상해 또는 선천적 기형으로 인한 인체의 변형'과 관련된 성형을 '재건 성형'이라고 하고, '미관상 보기 흉한 신체의 부분을 외과적으로 교정시키는 수술'과 관련된 성형을 '미용 성형'이라고 한다. 정형수술과 성형수술의 차이는 전자는 치료에 주력하고 따라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으며, 후자는 치료가 아닌 교정에 주력함으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미용성형이 인간의 존엄성과 상관된다는 점이다. 미관상 보기에 좋다든가 나쁘다는 판단의 기준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매우 다르고, 보편적이지 않으며, 최근에는 상업주의에 악용돼 많은 청소년들을 성형수술 신드롬에 걸리게 하며, 그 후유증이 매우 심각하며, 신체상 부작용뿐만 아니라 윤리적으로 한 인간의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미용성형을 비롯한 지나친 외모관리의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미용성형수술의 대부분은 얼굴 성형(쌍꺼풀수술, 입술을 두텁게 하는 성형), 코 성형(높이거나 좁게), 귀족수술, 유방성형(확대 및 축소, 하수교정, 유두교정)같은 불요불급하며 고비용이 드는 수술이다.
 
 미용성형의 문제점은 아름답게 보이려는 욕구를 근본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으며, 그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짓이며, 본래의 자기 모습을 상실하게 만드는 조작이라는 것이다. 키가 크고 콧대가 높고, 가는 다리와 가는 허리, 커다랗거나 움푹 들어간 눈을 혐오하고, 반면에 키가 자그마하고, 오동통하고 넓은 이마를 보기 좋다고 하던 시대도 있었다.
 
 신체발부는 부모로 받은 것이니, 신체발부를 함부로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정말 고루한 것일까? 키가 크든 작든, 허리가 굵든 가늘든, 피부가 희든 검든, 눈이 크든 작든, 외모란 사람됨과는 무관하다.
 
 외모지상주의 타파해야

 외모지상주의는 성형수술신드롬 뿐만 아니라 급기야 미용열풍을 초래했다. 절대다수의 소년들은 자기 엄마가 짙은 화장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건전한 상식을 가진 대부분의 남성들은 여성의 짙은 화장을 부담스러워하건만,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오염물질로 가득한 화장을 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장품이 많이 팔리는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한다. 외모지상주의의 해독은 의상에서도 나타난다. 무도회에서 드레스를 입을 때 주로 신는 하이힐을 일상생활에서 신고 다님으로써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은 발가락과 발목 이상과 허리통증과 만곡증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여기에 노출증까지 가세하여 한국의 여성들은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외모지상주의를 타파해야 한다.
 
 내 엄마와 내 손자가 한 없이 예뻐 보이고, 우리 수녀님과 선생님이 존경스러운 것은 외모와 관계없고 그저 사랑스럽고 그 마음이 곱고 깨끗하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09. 01. 25발행 [10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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