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생명을 수호하는 지도자의 용기

관리자 | 2009.01.15 16:44 | 조회 1617

"[생명의 문화] 생명을 수호하는 지도자의 용기 "


내가 만일 지도자라면 많은 생명 구해내겠네


▲ 이영애 (국회의원, 글로리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법조위원장)

  생명존중 사상은 누구나 가져야 하는 고귀한 신념이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급에 있는 사람이 가졌을 때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생명과학 발전으로 생명의 탄생과 죽음에 대해 인위적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인간 배아나 태아, 불치병에 걸린 환자 등 가장 약한 생명에 대한 침해행위가 자행되고 죽음의 문화가 다가온다는 불안을 느끼게 한다.
 
 이 같은 현상을 보면서 많은 국가 지도자와 교회 지도자들은 끊임없이 생명권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임을 선언하면서 생명존중 사상을 전파했고, 이러한 용기 있는 행동이 그동안 세계가 죽음의 문화로 빠져들지 않도록 지켜줬다.
 
 그 전형적인 예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의 신념과 용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01년 연방정부 예산은 인간배아를 파괴하는 줄기세포연구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러한 정책을 번복하려는 법안에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거센 도전을 받아왔지만 그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배아줄기세포 연구 찬성론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줄기세포 연구가 진행 중인데 미국이 이러한 기술개발에 뒤지면 생명공학 분야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끝없이 주장했지만 부시 대통령의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저지함으로써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위축되어 있는 동안 줄기세포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2007년 11월 일본 교토 대학의 야마나카 박사와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제임스 톰슨 박사가 동시에 피부 세포를 이용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기능을 하는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더 이상 인간 난자를 사용하거나 인간배아를 파괴할 필요없이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인간 배아를 실험대상으로 삼는 연구는 가치를 잃게 됐다.
 
 그러자 곧 이어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의 이안 윌멋 교수는 더 이상 인간배아를 복제하는 연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부시 대통령이 난치병 치료를 명분으로 생명공학의 상업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굴복했다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간 배아가 파괴되었겠는가. 새삼 지도자의 용기와 신념이 생명수호에 기여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부시 대통령은 낙태에 관해서도 생명수호의 입장을 확실히 표명했다. 2003년 부시 대통령은 부분출산낙태금지법에 서명했고 이 법에 반대하는 소송이 제기됐으나 2007년 4월 미국 연방 대법원은 그 법의 합헌성을 인정했다.
 
 이 판결은 부시 대통령이 2007년 존 로버츠 대법원장,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을 임명함으로써 대법원에 보수성향의 대법관이 다수가 되도록 한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부시 대통령의 생명존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07년 의회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생명존중 정책을 약화시키는 어떠한 법률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반생명적 법안이 제출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의 생명수호 정신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처음으로 천명된 것은 아니다. 일찍이 레이건 대통령은 1973년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 판결인 '로 대(對)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번복하려는 법안을 지지했고, 미국의 대외 원조자금이 낙태를 시행하는 사설기관에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는 '멕시코 시티 정책'(Mexico City Policy)을 채택했다.
 
 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처럼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번복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낙태를 자유화하는 내용의 법안 '선택의 자유법'(Freedom of Choice Act)을 반대하면서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그 법안은 법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낙태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에 대해 10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미국 대통령들의 생명존중 정신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했는가를 생각하면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는 사회 지도자들의 생명수호 사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평화신문] 2008. 12. 28발행 [10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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