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배아일기] 2.“배아연구 계속 되면 내가 죽어요”

관리자 | 2009.07.06 11:02 | 조회 1491

[배아일기] 2.“배아연구 계속 되면 내가 죽어요”


내 소개를 하겠다. 2주전 엄마 난자와 아빠 정자가 처음 만났다. 그래서 수정난이 생겼고, 지금의 내가 생겼다. 엄마를 쏙 빼어 닮은 예쁜 딸이다.

엄마 아빠는 나보다 먼저 태어난 오빠가 커가는 모습이 놀랄 정도로 빠르다며 기뻐하신다. 하지만 내가 성장하는 속도도 만만찮다.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요즘 ‘원시선’이 생겼다. 이 원시선은 앞으로 신경계로 분화해 신체의 가장 중추가 되는 척추를 형성할 것이다. 또 시간이 조금만 더 흐르면 210여개 장기로 발전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가질 것이다. 내가 이렇게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은 얼마나 기뻐하실까.

그런데 이상하다.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빠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찬성이란다.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되어야 한단다. “아빠 엄마!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계속되면 당신 딸이 죽게 된다구요.”

예수님은 단순히 인간 육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 쓴 하느님이 아니라, 인간의 완전한 육체와 감정을 지닌, 육화하신 분이라고 들었다. 인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인간이 느끼는 슬픔과 기쁨으로 세상을 사셨다고 들었다.

나도 장차 예수님께서 가졌을 그 심장과 허파를 가질 것이다. 나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 그 심장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그 허파로 세상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


우광호 기자
( kwangho@catholic.or.kr )
 
[가톨릭신문] 200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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