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나, 소중해!] 태아의 일기(22-끝)-10달- 으앙!"

관리자 | 2009.07.02 09:25 | 조회 1468

"[나, 소중해!] 태아의 일기(22-끝)-10달- 으앙!"


김원석 글/ 김복태 그림


내가 바깥으로 나가기 직전인 일주일 동안 내 곁콩팥인 부신에서 많은 양의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첫 호흡을 할 수 있도록 폐를 준비시켜 줘.
 내 장 속에는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암녹색 똥이 차 있어. 이것을 태변이라고 하는데 태변은 창자샘(장선)에서 분비된 물질과 배냇털과 색소 그리고 내 장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이야. 창자샘이란 작은창자와 큰창자 속 분비물을 만들어 내는 샘이지.
 내가 세상에 나오는 도중에 태변을 싸기도 해. 내 장이 최초로 움직이는 순간이 바로 이때 "응아" 하고 똥을 누는 거야.
 내 면역체계는 아직 발달하지 않아 태반을 통해 엄마 몸에서 여러 가지 항체를 받아. 따라서 모체(엄마 몸)가 항체를 가지고 있는 모든 질병 예를 들면 감기나 볼거리 또 풍진 등에 나도 항체를 갖게 되는 거야.
 뇌나 내장 기능이 한층 충실해지고 근육도 발달해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길러져. 태어난 뒤에도 엄마 젖을 먹으면 엄마 몸에서 질병에 대한 항체를 받아 면역력이 생겨.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엄마의 젖을 자극해서 젖을 만들어 내는 거야. 이 때문에 엄마 뱃속에 아기가 남자든 여자든 가슴이 부풀게 되는 거야. 그러나 바깥 세상에 나오면 아기 가슴은 가라앉게 되는 거지.
 이제 중요한 것은 엄마가 불안한 마음을 갖지 않는 거야. 엄마는 나를 낳을 걱정을 많이 하거든. 엄마가 불안한 마음을 가지면 나도 불안해 바깥에 나갈 준비를 제대로 못하게 돼.
 나는 몇 달 전부터 듣고 또 만지고, 냄새 맡는 것을 연습했잖아. 이제 나는 엄마 목소리, 박동, 엄마가 듣는 음악까지 들을 수가 있어. 엄마 느낌까지도 말야. 나는 이런 기억들을 갖고 태어나게 되는 거야.
 "엄마, 아빠 곧 만나요."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지. 바깥 세상에 나가 세상을 거머쥐겠다고.

 

[평화신문] 2009. 4. 19  10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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