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나, 소중해!] 태아일기(16)-7달- 아빠, 노래 좀 불러주세요

관리자 | 2009.04.22 09:57 | 조회 1644

"[나, 소중해!] 태아일기(16)-7달- 아빠, 노래 좀 불러주세요 "


김원석 글/ 김복태 그림


아마도 내가 일곱 달이 된 지금 바깥 세상에 나가면 잠깐 동안 숨을 쉬고,
 "으앙-"
 하고 아주 작은 울음소리를 내며 울겠지? 그렇지만 나는 그 울음이 처음이자 마지막 울음이 될 거야. 왜냐구? 나는 곧 죽게 될 테니까. 인큐베이터에 넣으면 안 되냐구? 응 아주 어려워. 그러니까 안 된다고 봐야지.
 허파 속의 공기가 들어 있는 작은 주머니로 숨이 쉬어지는 곳인 허파꽈리 그러니까 폐포가 발달하기 시작해.
 폐포는 내가 태어나서 여덟 살 때까지 계속 늘어나. 폐포 주위엔 내가 필요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내 보내게 할 혈관이 무지무지하게 많이 늘어나.
 콧구멍이 열려서 나 스스로 내 근육을 사용해, 숨 쉬는 흉내를 내기 시작하지.
 나는 이렇게 바깥 세상에 나가 살아갈 연습을 하는 거야.
 또 엄마가 말을 하면 내 심장 박동이 빨라져. 나는 엄마와 얘기 할 수 있어.
 "사랑하는 아가야, 넌 우리 꿈이란다.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소록소록 잠들라…"
 "엄마, 아빠 고마워요. 엄마와 아빠 꿈을 이룰 게요."
 나는 엄마나 아빠가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면 들을 수 있어.
 지금까지 투명했던 내 피부는 투명함을 잃고 불그스름한 빛을 내면서 불투명해져. 피부의 지방 분비 때문에 온몸은 지방으로 덮여 있고, 피부를 덮고 있는 솜털 같은 배냇털은 모근 방향에 따라 비스듬하게 결을 이뤄.
 입을 벌려 양수를 마시고 뱉는 일이 자주 있어. 탯줄이나 손가락이 입 근처에 있을 때 반사적으로 얼굴을 그쪽으로 돌리는데, 이것은 배가 고플 때 엄마 젖꼭지를 찾는 먹이 반사의 예행연습이라고 할 수 있어.

 

[평화신문]  2009. 03. 08   10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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