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 포르노: 정신적 쓰나미

관리자 | 2010.05.10 11:27 | 조회 1695
"[생명의 문화] 포르노: 정신적 쓰나미"

 

생명의 보금자리 짓밟는 포르노, 그 위험성 알리고 예방 앞장서야



 

▲ 김명수 신부(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병을 앓고 있다. 바로 포르노 중독이다. 이는 일반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병을 통해 우리 각자의 삶과 가정, 자녀들 삶, 심지어는 교회까지 무너져가고 있다.

가장 파탄의 원인 

 우리는 이 문제를 주로 젊은이들 문제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갈수록 아이들이 이 병에 빠지고 최근들어서는 여성들이 급속도로 포르노에 중독돼 간다고 한다. 생명운동을 하면서 낙태나 안락사 또는 배아줄기세포 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지만 어쩌면 생명운동의 또 하나의 주요 관심이 돼야 할 부분은 바로 포르노에 대한 교육과 예방일 것이다.

 이 시점까지 오기에는 인터넷 역할이 가장 컸다. 인터넷 때문에 전과 달리 성인용품점에 가거나 성인 영화관에 들어가야 하는 수고와 부끄러움을 더 이상 무릅쓰지 않아도 된다. 인간의 성적 욕구와 포르노 사업에 따르는 막대한 수익 때문에, 지금 우리 상황은 마치 병적 비만의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스스로가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끝없이 먹어대는, 그런 것에 비견될 수 있기에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다.

 포르노에 한 번 중독되면 풀려 나오기가 참 힘들다. 그 중독성은 마약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요즘은 아이들이 평균 9살 때쯤 노골적인 포르노 내용을 접한다고 한다. 한 번 보면 거의 바로 그 노예가 된다. 포르노는 곧 자위 중독으로 이끌게 되고, 그러다 보면 청소년들은 여러가지 정서적 문제를 만나게 된다. 부모들과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대인관계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포르노 중독이 청소년들만의 문제인 것은 아니다. 미국 켄사스 교구의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4% 남성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포르노 내용을 보고, 미사에 꾸준히 나오는 신자들 중에도 10% 정도가 중독돼 있는 것으로 나왔다.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포르노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강도가 높아져야 욕구를 채울 수 있다. 지난해 9월에 '대중매체 안의 윤리'라는 뉴욕의 한 비영리 단체는 '성인 포르노가 어떻게 어린이들의 성적 착취에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성인 포르노를 보다가 양이 차지 않아 많은 이가 아동 포르노를 보게 된다고 한다. 즉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강도 높고 변태적 내용들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포르노 중독은 많은 경우 가정파탄의 이유가 된다고 한다. 지난해 3월 5일자 호주 시드니의 '모닝 헤럴드'지는 부부간 갈등이 남성의 포르노 중독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포르노가 성범죄의 온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생명의 문화에 역행

 이런 세계적 추세는 우리나라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인터넷 강국으로 유명하다. 또 여러 성범죄들이 보도되고 있고 가끔은 초등학생들 문제도 일어나고 있으니 문제는 심각한 것이다.

 왜 포르노가 생명과 관계가 있는가? 바로 포르노가 성(sex)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고 성은 생명의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성이 사랑의 꽃이라면 생명은 사랑의 열매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를 사랑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행위가 바로 성행위인 것이다. 모든 것을 내어놓기에 한 사람에게만 줄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내놓는 것은 바로 진정한 사랑의 속성인 것이다. 부부가 서로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서로에게 아낌없이 줄 때 하느님께서 그 사랑의 열매로 생명을 주시는 것이다.

 포르노는 이 아름다운 생명의 보금자리를 마구 짓밟으며 그저 놀이 기구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생명은 진정한 사랑, 즉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에서 태어나야 한다. 하느님 모상대로 만들어진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할 때 그분을 닮는다. 그렇기에 그런 사랑에서 태어난 생명이 아름답고 소중하며 고귀한 것이다.

 포르노는 상대방을 내 사랑의 대상자로 보지 못하고 쾌락의 도구로 보게 한다. 서로를 진정으로 또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 생명의 원천이다. 그런데 포르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서로를 성적으로 도구화시키면서 생명의 문화를 역행하는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교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먼저 포르노의 현실과 위험성에 대해 신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신심 깊은 성사생활을 통해 항상 은총 안에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울러 신자들은 힘을 모아 우리 사회에서 이 병이 없어질 수 있도록 현실적 방안을 모색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끝으로 포르노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 때면 거기에 나오는 여성 또한 그 누구의 딸이며 자매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로부터 존중 받아야 하고 사랑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평화신문     2010. 01. 31발행 [10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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