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 성,생명,사랑의 길, 교회가 청년들을 올바른 길로 안내해야

관리자 | 2010.01.06 16:17 | 조회 1578

 

"[생명의 문화] 성,생명,사랑의 길, 교회가 청년들을

 

올바른 길로 안내해야"


▲ 박정우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지난 11월 14일부터 1박 2일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회 청년생명피정이 '성(性), 생명, 사랑의 길'을 주제로 열렸다. 이 주제는 젊은이들에게 관심이 많고, 그들의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지만, 정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기에 참가자들은 이번 피정에 기대가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평소에 쉽게 듣지 못했던 '교회가 말하는 성'에 대해 놀라워하는 그들 모습에서 희망과 교회의 과제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생명운동에 참여하면서 잘못된 성에 대한 가치관과 이해부족으로 젊은이들이 혼전 성관계로 인한 혼외임신, 낙태, 미혼모, 관계의 단절 등과 같은 고통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았고, 교회가 단순히 "낙태하지 말라"는 선언만으로는 성과 생명 교육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느껴왔다.
 
 따라서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성과 생명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가치관 교육을 시켜야 하며, 특히 성과 생명은 본질적으로 서로 뗄 수 없이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은 핵심 중에 핵심이다.
 
쾌락적 성문화의 물결

 그러나 하느님께서 남녀의 성관계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는 인격적 사랑과 출산을 통한 생명의 전달이라는 두 개의 의미가 분리될 수 없도록 계획하셨다는 교회의 가르침(「인간 생명」12항)이 과연 오늘날 교회 안에서 어떤 방식을 통해서 신자 청년들에게 전달되고 있는가?
 
 많은 경우 교회 젊은이들조차도 세속화된 현대세계의 각종 영상물을 통해 쾌락적이고 파괴적인 성을 주로 접하고 있고 무신론과 물질주의 가치관에 영향을 받으며 혼란 속에 놓인 채 인격적 친교를 드러내고 생명을 전달하는 소중한 가치를 성에서 찾지 못한다. 교회가 그동안 올바른 스승의 역할을 소홀히 했기에 우리 젊은이들이 주일학교 시절 어렴풋이 배웠을 교회의 성윤리가 약화되고 현대의 쾌락적 성문화의 물결 속에서 갈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번 피정에서 '성과 사랑' 주제를 맡은 최봉근(티토) ICPE 선교사는 '세상이 말하는 성'과 '교회가 말하는 성'을 대비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 '세상이 말하는 성'은 하느님을 잃어버린 인본주의로 말미암아 원칙과 절제의 가치를 폄하하고 인간의 본능, 쾌락,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인간을 도구화하는 반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을 통해 제시한 '교회가 말하는 성'은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존재로서 만들어졌기에, 인간의 성관계는 하느님처럼 자유롭게, 전적으로, 충실하게, 생명을 주는 방식으로 상대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고 생명을 주는 하느님 사랑을 상징적으로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남녀의 성적 결합이라면 이는 결코 상대를 쾌락의 도구로 이용하고, 생명에 대해 무책임한 세속의 성과는 너무나 다른 것이다.
 
 성관계는 마음만 맞으면 게임처럼 둘이 쉽게 즐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평생을 신뢰하고 헌신하고자 서약하고 기꺼이 사랑의 결실인 생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 부부에게만 허락되는 인격적 행위이며 내 온 존재에 영향을 주는 행위인 것이다. 최 선교사는 이것이 성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이며 영적 법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칙을 어기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의 영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로 영혼이 병들어가게 된다. 그 결과로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심각한 '죽음의 문화'를 목격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거룩하고 아름다운 성

 피정 초기에는 세상이 말하는 성에 너무나 익숙해 있던 젊은이들이 교회가 말하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당황해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최 선교사는 "애무는 어디까지 허락될 수 있나"는 질문을 던진 후 이렇게 답했다. "내가 어떤 성적 행위를 하든지 마음 안에서 욕구를 채우고자 한다면 그 순간 애무를 중단해야 한다. 그 때부터 상대방이 나의 쾌락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한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성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다른 것이다. 아마도 성은 거룩하고 아름다운 것, 성은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행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이 젊은이들은 피정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교회가 말하는 성에 귀를 기울이며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성'을 주제로 한 피정이기에 성시간을 겸한 참회예절과 고해성사에서도 자신의 삶에서 왜곡된 성을 살아온 부분을 성찰하고 부끄럽지만 용기를 내서 고백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최 선교사는 왜곡되고 자극적인 성적 유혹이 범람하고 있는 현대에서 정결하고 건강한 성적인 삶을 살기 위해 정결교육과 신심생활이 강화돼야 하며, 이기적이고 무질서한 습관을 고쳐야 한다고 충고한다.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충분히 마련해줘야 한다.

 

[평화방송]   2009. 12. 06   10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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