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THE PILL", 피임과 불임

관리자 | 2010.01.05 15:42 | 조회 1719

“THE PILL", 피임과 불임

 

알프레드 호이슬러, 의학박사

 

1960년에 미국에서, 그리고 이듬해에 유럽에서 “THE PILL"(필)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흰색 알약이 세상에 선을 보였다. 이것의 목적은 피임이었다.

“THE PILL”은 여성의 난소에서 주로 분비되므로 일명 ‘여성 호르몬’으로 불리며 여성의 임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과, 여성의 난소에서 생성되어 자궁벽을 두텁게 함으로써 수정란이 착상하여 임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착상된 수정란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배란을 억제시키는 황체 호르몬Progesterone을 배합해서 만든 피임약이다. 그리하여 “THE PILL”은 너무도 간단하게 보이는 비법으로 전 세계 여성들의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주고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영어로 pill은 먹는 알약을 의미하는 보통 명사이지만 Pill 은 먹는 피임약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THE PILL”은 양날의 검이었다.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이 복합 호르몬이 인간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THE PILL”의 판매 초기에는 심근경색, 뇌경색, 혈전증, 또는 혈관 협착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 질병들로 인해 젊은 여성들이 죽음에 이르는 일이 자주 있었다. 특히 흡연 여성들에게서 그러했다.

그 몇 년 뒤에는 “THE PILL”의 부정적인 영향이 인간과 환경과 동물들에게서도 나타났다. 특히 강둑이나 강이 바다에 흘러들어 가는 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의 출산률이 현저하게 감소했던 것이다. 그 동물들의 후손을 거의 볼 수 없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커다란 강의 어귀에 접해 있는 바다 지역이었다. 그 바다는 합성된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었다.

 

1989년 말 동유럽 공산권이 무너진 뒤 처음 맞는 휴가를 독일 바트 샨다우에서 보냈다. 그때 독일의 일간지 ‘빌트’(Bild)에서 이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드레스덴의 남자들은 발기 부전!”

이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드레스덴(주. 독일 남동부의 도시) 시 보건 당국은 이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역학조사를 벌이던 중 드레스덴의 수돗물이 비록 소량이기는 하지만 합성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에 의해 오염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호르몬은 남자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끼쳤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남자의 정자 수가 감소된 것이 연구를 통해 그러났으며 이런 현상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같은 물을 마신 동물에게서도 나타났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큰 강이 바다로 유입되는 하구에 서식하는 갈매기와 북대서양의 곰에게서도 관찰되었다. 그곳의 동물이 멸종상태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 수컷의 생식기관에서 병리적인 변화가 관찰되었다. 그곳의 동물이 멸종상태에 이르렀던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원인은 바로 인간과 동물이 마시는 물에 있었다. 물이 합성 에스트로겐에 의해 오염되어 있었던 것이다. 합성 에스트로겐은 아무리 희석되더라도 인간과 동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수컷의 생식능력을 떨어드린다. 또한 여성에게는 유방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오늘날 유방암에 걸리는 여성의 나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합성 에스트로겐은 입으로 들어갔어도 위에서 흡수되지 않고 간에서 형태를 바꾸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었다. 신장에서도 녹아 없어지지 않았다. 입으로 흡수된 프로게스테론도 지용성이기에 체내에서 수용서인 혈액에 녹지 않고 떠다닌다.

여기서 꼭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여성의 난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은 간에서 해체되어 형태가 변형되며, 이 호르몬은 소변으로 빠져 나가지 않는다. 반면에 “THE PILL”에 포함된 합성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신체기관을 거부하고는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그 결과 이 호르몬은 모든 생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에 이르게 되어 인간과 동물의 먹이에서 맴돌게 된다.

 

이보다 더 큰 환경오염이 어디 있는가? 이처럼 심각하게 인간과 동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직접적인 장애를 가져다주는 것이 또 어디에 있는가? 오늘날 인간과 동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다. 합성 에스트로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 가톨릭교회는 이미 오래 전에 “THE PILL”, 즉 인공적인 산아조절이 자연의 법칙에 결코 부합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황 바오로6세가 1968년 7월 25일 발표한 회칙 「Humanae Vitae(인간생명)」가 바로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이 문제에 대한 예언적인 답인 것이다.

 

격월간지    '마리아 159호(1~2월호) 54~55쪽 '    아베마리아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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