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의 문화]지나친 경쟁의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모습 되찾자

관리자 | 2011.10.06 11:30 | 조회 1164

 

 [생명의 문화]지나친 경쟁의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모습 되찾자

 

구인회 교수(가톨릭대 생명대학원)



 

우리 모두 행복한 삶을 원하며 살아가지만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인간은 본능에 따라 사는 존재가 아니기에 의식주를 해결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생존경쟁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은 비교적 풍요로운 상태에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면서도 경쟁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뒤질까봐 두려워한다. 돈을 벌면 여가를 즐기며 여유롭게 살기보다 그것을 투자해 더 큰 돈을 벌려고 하며, 가깝게 살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홀로 재력을 과시하고 뽐내며 살기를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원하는 진정한 삶, 행복한 삶, 충만한 삶은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그런 삶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를 것이다. 원하는 삶을 성취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둘러 무모한 일을 감행하기도 한다. 남과 비교하고 앞서가는 이들을 따라잡고 추월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끝없는 성장과 소비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모두 최상의 자리를 점유하고자 자신을 고달프게 만들며 스스로에게 굴레를 씌운 채 살고 있다. 지금보다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급급해 하며, 풍족한 상황에서도 혹여 부족해질까 미리 걱정하여 재화를 더 확보하여 쌓아두고 궁핍한 사람들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세상에는 많은 것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객관적으로 볼 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깊은 상처를 받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혹시 더 만족스러울지 모를 다른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은 삶에서 중요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고 실패했다는 패배감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권태에 대한 두려움이나 지나친 경쟁은 인간을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남과 자신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는 가운데 우리 모두 예외 없이 기가 죽으며, 시기와 질투로 비뚤어지며, 불행에 빠지게 된다. 사실 누구에게든 혹시 다른 이보다 우월한 어떤 점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다른 면에서 뒤지거나 모자란 점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부정하고 우상을 만들어 그 우상을 닮으려고 한다.

 그러나 사랑의 하느님 작품인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 독특한 존재이며,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존귀한 존재이다. 세상에서 유일한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으며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에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자신이 의미를 두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더욱 더 좋은 삶일 것이다.

 남이 하는 일이 더 편하고 고상하고, 사회적 인정을 받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능하다면 하지 않으려고 피하는 일들이 어쩌면 나름대로 더 의미 있는 일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귀찮고 하찮은 일도 그 일을 해야 할 위치에 있다면, 그 일을 맡겨주신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며 겸손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남과 비교하거나 경쟁하기보다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이다. 우리의 삶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었으며, 어디로 향하게 하는가? 우리가 걸어온 길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하느님께서 인도해주신 길이며, 앞으로 나아갈 길도 그 분의 손에 있음을 안다면, 그 삶 자체가 어찌 기쁨이 아니겠는가? 그 길이 우리를 어디로 계속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해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때로 혼란스럽고 방향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는 일단 멈춰 서서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살펴본 후 주님께서 길을 열어주실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살아서 존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며 기적이다. 얼마나 감사해야 할 일인가.
 입시, 취업, 승급 등 도처에서 친구나 동료가 경쟁대상이 되고 삭막해지는 요즈음 어느 곳보다도 교회 안에서 인간적이고 따뜻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때이다.
 
[평화신문]  1113호   201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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