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송영오 신부의 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 (13) 태교(胎敎)

관리자 | 2011.09.21 13:22 | 조회 1520

송영오 신부의 사랑의 둥지 행복의 열쇠 (13)

태교(胎敎)

혼인 전부터 좋은 품성 갖추기 위한 노력을

 

가톨릭신문    2011-09-25    [제2763호, 18면]

 
 

태교(胎敎)는 임신부의 행동이 태아에게 심리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근거로 하여 임신 중에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언행을 삼가며 태아가 자라나기 위한 준비를 보다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태중교육을 말한다. 한때 비과학적인 미신이라고 치부되었으나 태내환경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에 의해 영향력이 증명되고 있다.

 

태교의 개념은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유입되었으며, 조선시대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태교에 대한 내용은 허주당 이씨가 쓴 태교신기, 동의보감 등의 여러 문헌에서 확인되며, 조선시대에는 모든 임신부가 지켜야할 태교의 도로 칠태도가 널리 알려지고 여러 임신부에 의해 준수되었다. 이러한 태교의 영향력은 “스승이 십 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 교합할 때 정심(正心)함만 못하니라”는 태교신기의 첫 장인 지언교자(只言敎子)의 장에 언급되었듯이 사람의 성품은 하늘에 근본하고 기질은 부모에게 기인하기에 임신(姙娠)전 부부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아버지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 주고 있다.

 

서구와 달리 우리는 수정되는 순간부터 임신부의 뱃속에 있는 태아도 하나의 인격체로 간주되어 태어나는 순간 한 살의 나이를 먹게 하는 것은 그만큼 생명의식과 존엄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므로 태아기부터 부모로서 아이를 가르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태교 지침서에는 ‘화내거나 뛰지 말 것’ 등과 같이 임신중 임신부가 해야 하는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규정하고 있다. 태교에서는 또한 아버지의 언행과 마음상태를 임신부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아버지 역시 임신부가 최상의 상태에 있도록 애써야 하며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언행을 삼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조선조 율곡 이이의 어머니 이름이 사임당(師任堂)인 이유는 바로 태임을 본받자는 의미로 훌륭한 자식을 둔 어머니는 행동거지를 함부로 하지 않고 진중했듯이 좋은 환경이 훌륭한 인물을 배출하는 것이기에 태교는 생명을 잉태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환경속에 이루어 가는 가정교육도 태교의 중요한 몫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태교는 엄마나 아빠가 어린시절 형성된 문화속에서 이미 시작되는 것이기에 폭넓은 인간교육의 시작이요, 인간관계의 성공적 출발이고 인간이 인간의 도리를 익히는 인성교육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족들이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준비가 되는 가정태교가 중요한 것이다.

 

루카복음 1장 44절에 보면 가브리엘 천사의 잉태소식을 들은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세자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방문하고 인사를 드렸을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라고 표현을 했듯이 이미 태중의 생명들은 어머니들의 만남을 통해 서로간의 교감을 이루고 있음을 알려 주고 있고 어머니들의 신앙과 희망이 고스란히 전수되어 인류구원의 역사를 펼쳐 낸 것이다.

 

결국 세상에 태어나는 인간의 품성이나 인격이 부모로부터 연유되기에 임신 이후 태중교육뿐 아니라 혼인 전부터 좋은 인격과 품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정한 태교란 인간의 성장과정 속에서 형성된 가정문화와 집안의 가풍의 영향을 받기에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에서 나쁜 열매를 맺는다”(마태 7,17)는 주님의 말씀처럼 좋은 가정에서 성장해야 좋은 열매인 좋은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것이다.

 

< 송영오 신부(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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