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아하! 생명윤리] 11-난자매매

관리자 | 2008.12.15 23:13 | 조회 1530

[아하! 생명윤리] 11-난자매매
생명공학 미명 아래 저지르는 폭력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우리 사회는 황우석 사태를 겪으며 또 하나의 충격적 사건을 경험했다. 많은 국민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소위 난자 기증 재단이라는 것이 설립돼 수많은 여성들이 무궁화 꽃길을 따라 걷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애국적 심정으로 난자 기증에 동참했다는 여성들 중에 어떤 어머니는 이 거룩한(?) 일에 자기 딸 손을 잡고 함께 난자 기증 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 너무 잔인한 이벤트성 보도가 아니었나 싶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위해 어느 한 병원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의 평균 나이가 24.4살이라고 한다. 이는 난자 제공자가 대부분 미혼이라는 의미다. 나아가 금전 거래에 의한 난자 공여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또 어느 한 병원 기록을 보면 난자 공여자들 중 17.7%가 과배란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한다.

 실제로 난자 채취에 따르는 여성의 건강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난자는 한달에 하나 밖에 배출되지 않는다. 그런 난자를 수십개씩 인위적으로 배출시키려고 여성의 몸은 비인간적 취급을 당하게 된다.

 과배란 촉진 호르몬제를 10~12일 동안 일정한 시간에 주사해야 하며 난자 채취 당일에는 전신마취를 하고 시술대에 오른다고 한다. 그런 다음 의사는 몸 속 깊숙이 긴 주사바늘을 넣어 여러 차례 몸을 찔러서 난자를 빼낸다고 하니 여성의 몸에 가히 폭력과도 같은 일이 생명공학의 발전이라는 미명으로 포장돼 저질러지는 셈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난자 채취 부작용으로 영구불임이나 때로는 생명까지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성의 몸은 생물학적 기능만 강요당하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인격적 본질은 소외되고 만다. 여성의 존엄성은 침해되고 단지 산업적 측면에서 여성이 물질화, 도구화돼 가는 것이다.

 불임치료 방법이라고 하는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도 난자 매매의 사회, 윤리적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학비에 보태기 위해, 혹은 여행 경비로 쓰기 위해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여성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생명공학계 일부에서는 난자만을 이용한 처녀생식을 통해 출산을 시도하려는 계획까지 하고 있다니 난자 연구의 문제는 이제 하느님 창조질서마저 왜곡하는 지경에 이르고 만 것이다. 그 어느 때 보다도 하느님 의식으로 무장할 때이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1코린 6,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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