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아하! 생명윤리] 5- 생명의 신비/ 인간, 절대자의 위대한 업적

관리자 | 2008.12.15 23:12 | 조회 1190

[아하! 생명윤리] 5- 생명의 신비
인간, 절대자의 위대한 업적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다양한 모습의 식물, 새, 깊은 바다 속 형형색색 물고기의 신비한 생태, 광활한 우주에 펼쳐진 천체의 질서 등을 마주하고 또 느끼면서 우리는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곤 한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인간만큼 신비롭지는 않을 것이다.

 인간은 우주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다. 오직 인간만이 신비스럽게도 희비애락을 살아가고, 추억과 애정, 도덕의 욕구를 체험한다. 인간이 체험하는 이 모든 것들, 물론 실수나 여러 가지 고통까지도 인간을 피조물들 중에서 가장 고귀한 존재로 만든다.

 인간의 육체는 무한한 정신만큼이나 신비롭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신체 내 수많은 세포들은 하늘의 별보다도 수천 배나 더 많다. 그렇지만 불과 아홉 달 만에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정교한 인체로 발달한다.

 자연의 법칙에 의해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서 만들어진 한 인간으로서 아기는, 소리가 너무 클 때 우리의 귀가 전혀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 능력으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놀라운 기적 그 자체다.

 그 아기의 깊은 곳에서 생명의 박동이 뛰고 어떠한 고성능 컴퓨터도 전혀 흉내 낼 수 없는 거대한 프로그램을 계획, 곧 수많은 특성을 가진 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을 작동시킬 수 있는 역동적 힘이 벌써 작용하기 시작한다.

 이는 우리 각자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지를 말해준다. 곧 무한한 에너지의 추진력에 의해 생겨났고 절대자의 존엄이 새겨진, 상상을 초월하는 위대한 기적의 열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정되면서 인간으로서의 모든 프로그램이 작동해 8주가 지나면 아기 신체의 모든 기관이 완전하게 형성된다. 지금 나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모든 기관은 이미 이 때 형성된다. 입술, 콧구멍, 귀, 눈 등은 마치 작은 보석과 같다. 곧 이가 생겨날 징후까지 나타난다.

 마침내 아홉 달이 지나면서 우리의 주인공이 빛의 세계로 태어나려고 출산의 경험을 엄마와 함께 나눈다.

 세상에 태어나 아기가 터뜨리는 첫 울음은 첫번째 공포의 외침이며, 삶에 대한 한없는 갈구라고 한다. 엄마 자궁의 포근하고 행복했던 세계에서 바깥으로 밀려날 때의 공포도 잠시, 아기는 엄마 심장 고동 소리를 들으면서 비로소 이마의 주름살이 펴지고, 작은 주먹을 펴며 새로운 행복을 맛본다.

 우리 눈에는 비록 작아 보이지만 새로 태어난 이 꼬마 인간은 이미 위대한 존재이다. 가장 위대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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