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아하! 생명윤리]3- 인간생명, 전지전능한 하느님 선물

관리자 | 2008.12.15 23:12 | 조회 1179


[아하! 생명윤리]3- 인간생명, 전지전능한 하느님 선물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님께 비나이다. 달덩이 같은 생명 하나, 부디부디 점지해 주소서." 휘영청 밝은 보름달빛이 비치는 뒷뜰에 정화수 한 사발 떠놓고 온 마음으로 치성을 드리는 여인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전통적 생명 사상을 대변한다. 모든 생명은 하늘이 점지해 준 것이고, 생명의 주권은 하늘에 있다는 것을 아주 잘 드러내는 삶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동양 사상에서도 생명은 천명(天命)이라고 해 하늘로부터 인간과 이 세상 모든 것에 주어진 것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생명은 그 자체로 신성하고 특별한 것이다.

 그리스도교가 생명에 대해 가르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인간에게 숨을 불어넣으시고(창세 2,7) 모든 것을 살아 숨 쉬게 하셨다. 창세기의 이 내용이 생명 존엄성에 대한 핵심 사상이다. 곧 생명은 인간의 능력이나 기술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느님의 창조적 능력을 통해 선물로 주어진 것이며, 이 때문에 인간 생명이 존엄성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생명을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소중하게 존중해야 하는 근거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현대인 모두는 언제나 죽음의 위험에 노출돼 살고 있다. "온갖 살인, 집단 학살, 낙태, 안락사, 고의적 자살과 같이 생명 자체를 거스르는 모든 행위, 지체의 상해, 육체와 정신을 해치는 고문, 심리적 억압과 같이 인간의 온전함에 폭력을 가하는 모든 행위, 인간 이하의 생활 조건, 불법 감금, 추방, 노예화, 매매춘, 부녀자와 연소자의 인신매매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모든 행위…" (사목헌장 27항)

 더 나아가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위협들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지적한 것처럼 광범위한 여론의 분야들이 생명을 거스르는 일련의 범죄들을 정당화하고 있고 수많은 나라들이 생명을 거스르는 행위들을 합법화할 뿐 아니라 일부 의료 분야에서까지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생명의 복음」 4항)이다.

 성 이레네오가 "살아있는 인간이 바로 하느님의 영광"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 모두는 생명을 통해 하느님의 고귀한 품위를 누리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생명이 짓밟히고, 생명에 대한 위협에 늘 노출되어 있는 우리 사회가 생명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시급히 필요한 것은 모든 생명의 원리이며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의식을 되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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