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생명교육과 반생명 교육

관리자 | 2008.12.15 23:11 | 조회 1250

생명교육과 반생명 교육
<서강대학교 부설 생명문화 연구소>

학교 또한 살아 있는 유기체요, 생명 공동체이다. 하나의 제도나 조직 집단은 창의성과 자율성을 그 생명으로 삼는다. 만약 창의성과 자율성이 없는 조직이요 집단이라면 그것은 죽은 조직체에 지나지 않는다. 죽은 조직체를 통한 교육은 반문화와 반생명을 만들어낼 뿐이다. 이러한 교육으로는 생명 교육이 불가능하다. 생명이란 생명체의 호흡작용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주장, 생각, 사상, 감정, 기분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것들이 어떤 정치적 의도에 의하여 억압되거나 통제 받음이 없이 자유롭게 그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될 때 살아있는 학교, 살아 있는 생명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이러한 생명성을 상실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학교 안의 모든 부서 조직(교무회, 학년회, 교과회, 학급회)은 그 자율성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어 살아 있는 조직체가 되어 있지 못하다. 이러한 교육 현장의 반생명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은 역사와 현실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인간은 역사와 함께, 현실과 함께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공동 생명체이며 쪼갤 수 없는 통일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은 모든 관계를 단절하여 생명 공동체로부터 고립시켜 화석 인간, 박제 인간처럼 생명력 없는 인간만을 만들어 내었다. 이러한 교육은 인간 중심의 문명을 만들었고, 이러한 인간 중심의 문명은 결국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낳아, 학교 교육은 출세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은 개체로서의 생명관을 끌어올리고 미시적 생명관을 거시적 생명관으로 승화하는 역할을 할 때 자연을 나의 생명으로 여기고 이웃을 내 몸처럼 아끼어 모든 것과 더불어 사는 세계관을 확립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이 개체적인 생명관을 우주적 생명관으로 바꾸려는 교육 활동을 의식화로 매도하면서 탄압하는 것은 교육의 반생명성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반생명 교육은 병든 인간을 만들고 그 병든 인간이 만든 사회는 독점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로서 문화 생태계와 자연 생태계를 모두 병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우리는 현실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은 인간을 바꾸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인간과 제도를 동시에 바꾸는 생명 교육이 절실하다.

(김귀식, 「중등교육에서의 생명교육」, 『생명연구』총서 제2집 318-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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