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세15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

관리자 | 2008.12.15 23:15 | 조회 1292

교황 베네딕도 16세 성하의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


※ MESSAGE OF HIS HOLINESS BENEDICT XVI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회 전례로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억하는 2007년 2월 11일,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행사가 대한민국 서울에서 거행될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대표들, 의료인들, 병자와 그 가족들과 함께 하는 여러 차례의 모임과 학술대회, 사목 회합과 전례 예식이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다시 한 번 고통 받는 이들에게 눈을 돌려 난치병을 앓는 이들, 많은 경우 말기로 죽음을 앞둔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합니다. 이들은 어느 대륙에나 있으며, 특히 가난하고 부족하여 더 슬프고 비참한 곳에 더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고통을 생각하며, 세계 병자의 날에 난치병에 걸린 이들의 곤경에 관하여 논의하러 모이고,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증언하려는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노력을 격려하는 이들과 영적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질병은 위기의 순간과 함께 자신의 개인적 상황을 차분히 직시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마련입니다. 의학의 발전은 적어도 육체적인 측면에서는 이러한 도전에 대처할 수단을 제공해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본질적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이 겪어야만 하는 일이며 또 각오해야 하는 일입니다. 과학이 발전해도 모든 질병을 다 고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전 세계의 병원과 호스피스 병동과 가정에서 난치병으로 흔히 죽음을 앞두고 고통 받는 많은 형제자매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절실히 필요한 의료품들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어서, 난치병으로 여겨지는 환자의 수는 크게 늘고 있습니다.

교회는 여러 질병의 원인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 정책들을 수립하도록 요청하고, 말기 환자와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을 위한 간호를 개선하도록 촉구함으로써 이들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인간이 난치병과 죽음까지도 품위 있게 견딜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을 촉진하여야 합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인적 지원을 해주고 영적으로 동반해 줄 수 있는 완전한 간호를 제공하는 말기 환자 병동을 더욱 많이 세울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는 모든 인간이 지니는 권리이며, 우리가 온힘을 다해 수호해야 할 권리입니다.

이제 저는 난치병 말기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적절한 사랑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날마다 애쓰고 있는 이들의 수고를 격려하고자 합니다. 교회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범을 따라 언제나 병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교회는 신자들과 기관들을 통하여 항상 고통 받는 이들 곁에 있어 왔으며 죽음을 앞둔 이들이 삶의 중요한 시간에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보살펴 왔습니다. 전 세계의 의료인과 사목 종사자, 자원 봉사자 등 많은 사람들과 기관들은 병원과 말기 환자 병동, 도시의 거리와 시설과 본당에서 쉴 새 없이 병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난치병 말기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분과 하나 되어 아버지께 의탁하십시오. 아버지께서는 모든 생명, 특히 여러분 생명의 주인이심을 온전히 믿으십시오. 그리스도의 고통과 함께, 여러분의 고통이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결실을 맺게 해 줄 것이라는 것을 믿으십시오. 특히 여러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주님께서 당신 사랑으로 여러분의 믿음을 굳세게 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지 여러분의 믿음을 키우고 생명의 아버지께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영적인 격려와 힘을 언제나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사제들과 사목 종사자들을 통하여 여러분 곁에서 여러분을 보살피고, 도움이 필요한 때에 여러분을 도와줌으로써 고통 받는 이들을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자비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저는 전 세계 교회 공동체들, 특히 병자들에게 봉사하는 공동체들에게 당부합니다. ‘병자의 나음’이신 성모님의 도움으로, 아버지 하느님의 애정 어린 관심을 계속 효과적으로 증언하기 바랍니다. 우리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녀께서 병자들을 위로해 주시고, 고통 받는 이들의 영육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헌신하는 모든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사람들에게 힘을 주시기를 빕니다. 기도 중에 여러분 한 명 한 명을 기억하면서 여러분과 하나 되어, 저도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용기의 표시로 사도로서 진심 어린 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06년 12월 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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