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아하! 생명윤리] 21- 성체줄기세포

관리자 | 2008.12.15 23:14 | 조회 1180

[아하! 생명윤리] 21- 성체줄기세포
평화신문 893호 발행일 : 2006-10-29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지난주에 간단히 말했듯이 줄기세포는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에 따라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로 구분한다.

 오늘은 성체줄기세포에 대해 알아보자. 대부분 천주교 신자들은 서울대교구가 지난해 "난치병 환자들과 그 가족들 고통에 동참하고자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100억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열악한 연구 환경에서도 그 성과가 속속 드러나는 성체줄기세포 분야 연구가 앞으로 더 활발해져 존엄한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가운데 난치병을 극복해 낼 수 있으리라는 강력한 기대와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성체줄기세포는 인간 생명을 파괴하면서까지 얻는 줄기세포가 아니다. 성숙한 사람의 몸에서 추출한다고 해서 성체줄기세포 혹은 성인줄기세포라고 부른다. 현재 널리 연구되고 또 임상에도 응용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로는 조혈줄기세포, 간엽줄기세포, 탯줄혈액줄기세포 등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성체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본 난치병 환자들 사례는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공식 발표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 대규모 성공 사례는 매우 고무적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6월 "뇌경색, 버거병 등 혈관성 난치병 환자 74명을 대상으로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추출한 성체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치료를 실시한 결과 64명의 증상이 상당히 호전됐다"(2005년 6월9일)고 발표했다.

 물론 이는 임상시험 사례이고, 아직 이 연구가 지극히 초보 단계라는 점을 전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분야 치료 과정에서 드러나는 윤리 문제도 적지는 않다.

 그러나 이 분야 연구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처럼 생명윤리의 근본을 해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조심스럽지만 적극 연구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물론 머지않은 미래에 일부 난치병 환자들에게 분명 큰 기쁨과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는 확신도 있다.

 배아줄기세포가 아직 세계적으로 임상에 적용된 적은 전혀 없지만 성체줄기세포는 임상에서 그나마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성체줄기세포 치료는 기본적으로 환자 자신의 몸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함으로써 면역거부반응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아마 제대혈은행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과거에는 출산 후에 버려진 태아 추출물들, 특히 탯줄혈액에 양질의 성체줄기세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탯줄혈액을 보관하는 제도적 장치, 즉 제대혈은행이 만들어진 것이다. 줄기세포 치료에서 면역거부 반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백혈병 치료를 위해 골수은행이 만들어진 것처럼 제대혈은행을 통해 성체줄기세포의 다양한 표본이 확보된다면 성체줄기세포 치료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으리라 본다.

 이제 우리 교회도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들 고통에 구체적으로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신자들이 함께하는 제대혈은행도 적극 고려해볼 때이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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