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아하! 생명윤리] 18- 유전학

관리자 | 2008.12.15 23:14 | 조회 1241

[아하! 생명윤리] 18- 유전학
나치 치하, '생체실험' 만행 기억을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수사 신부인 멘델은 유전법칙을 발견한 과학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멘델의 유전학은 "자식은 왜 부모를 닮는가?"라는 자문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질문에 대해 멘델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아간다. 곧 부모는 자식에게 모든 유전인자를 물려주지만, 그 유전인자는 서로 우열 관계에 있으며 바뀌지 않고 자손에게 이어진다. 때로는 한 세대에서 나타나지 않더라도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질문과 탐구는 완두콩 교배 실험의 관찰을 통해 '멘델의 유전법칙'을 나오게 했다. 이는 현대 유전학의 시초로 평가받기도 한다.

 유전학은 오늘날 인간의 건강ㆍ생명과 관련해 거의 제한이 없을 정도로 매우 급속하게 발전했다. 1900년대 초에는 인간을 유전적으로 개량할 목적으로 여러 가지 조건들, 예컨대 의학, 통계학, 인류학 등을 기초로 해서 유전 소질의 변화를 꾀하는 우생학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독일 나치 치하에서 우생학은 최상의 종족을 유지하고, 유전적 정신병, 정신지체, 유전성 기형 등의 질병을 아예 차단한다고 해 정책적으로 안락사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히틀러 치하에서는 연간 약 70만명 유아들이 살해됐다는 끔직한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인간 유전학이라는 것이 바로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발전한 생명공학의 한 분야다.

 우생학이 저지른 인류에 대한 만행을 생생히 기억하면서도 현대 인간 유전학이 이러한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것 같아 때로는 섬뜩한 느낌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의 유전자 진단을 통해 유전적 질병을 찾아내 낙태시키는 일이라든가 체외수정을 통해 인간 배아를 만들고, 유전자 진단을 한다. 그리고 유전적 결함이 발견되면 아예 그 배아를 버리는 끔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나치 시대에 유아 수십만명을 살해한 우생학 프로그램과 다를 바가 전혀 없지 않은가.

 유전학의 의학적 활용은 분명히 긍정적 측면도 많다. 질병 치료라는 명백한 목적으로 유전학을 엄격히 응용한다면 윤리적 정당성은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유전자 치료라는 말만 무성할 뿐 성과는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는 현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이 분야에서 남아있는 것은 인간의 유전 정보를 이용한 돈벌이와 인간 차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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