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아하! 생명윤리] 36- 생명과학 연구 윤리

관리자 | 2008.12.15 23:16 | 조회 1162

아하! 생명윤리] 36- 생명과학 연구 윤리
908호 발행일 : 2007-02-11

이동익 신부(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황우석 사건은 과학을 접하는 일반 국민과 정책 결정자, 과학연구 종사자 모두에게 인간 존엄과 가치의 존중 및 생명윤리 준수의 바탕 하에서 과학의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일깨웠으며, 연구 현장의 생명윤리 진작을 위해 관련 제도를 점검하고 정비하도록 만든 뼈아픈 자성의 계기가 되었다."

 국가생명윤리위원회가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이 불거진 이후 1년 만에 발표한 황우석 연구윤리에 대한 결론의 한 문장이다.

 한마디로 생명과학 연구는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고 생명윤리를 준수하면서 이뤄져야 하는데도 황우석 박사의 연구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반성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생명과학 연구가 생명윤리를 철저히 존중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또 확인한 것이다.

 사실 최근 10~20년간 생명과학의 놀라운 발전이 인간 생명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고 인류의 건강에 기여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발전에 윤리적 책임과 의무가 병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황우석 연구에서도 볼 수 있던 것처럼 난자 채취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윤리 문제, 인간 배아 연구와 파괴에 따른 윤리 문제 등은 결국 우리나라 생명과학의 발전을 오히려 뒷걸음치게 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가톨릭교회는 생명과학의 연구를 존중하고 또 지지한다. 그러나 그 연구가 인간을 도구화하고 파괴하는 등의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모든 형태를 피하고, 진정으로 인간을 위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전제로 한다.

 다행히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윤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각 연구 기관의 윤리위원회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곧 우리나라 생명과학계는 이제 모든 연구들이 인간 존엄성을 철저히 지키고 또 객관적이고 정확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검증되는 과학적 진실의 토대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을 받고 있는 셈이다.

 황우석 사태가 발생한 지 이제 1년 남짓이다. 그런데 염려스러운 것은 벌써 황우석 사태 교훈이 잊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윤리 조사를 통해 뼈아픈 자성의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조차 그 반성은 간 곳 없고 윤리문제의 핵심에 있던 체세포배아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