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박정우 신부의 생명칼럼] 7. 청소년 생명교육은 올바른 성교육부터

관리자 | 2008.12.15 23:23 | 조회 1499

[박정우 신부의 생명칼럼] 7. 청소년 생명교육은 올바른 성교육부터
책임있는 성적 존재로 살게 돕자

얼마 전 가톨릭 의료협회 박영혜 수녀가 자신의 석사논문을 통해 주일학교 교리서에는 생명윤리와 관련된 내용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청소년 생명윤리 교육의 강화를 주장한 바 있다. 또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첫번째로 하는 그리스도교적 성교육이 유치부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주일학교 교사들을 지도하기 위한 생명윤리 전문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교육은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청소년기가 중요하므로 가톨릭교회의 생명교육 역시 주일학교 교리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논문의 주장은 너무 당연하며, 그동안 청소년 생명교육에 관심이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생명위원회는 작년부터 매월 셋째 토요일 마다 언북중학교의 학생들에게 한 학급씩 성교육을 포함한 생명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올해에는 주일학교 교리교사 교육 때 생명윤리를 포함시키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청소년을 위한 생명교리서도 마련해야 하고, 기존의 교리서에도 구체적인 생명교육이 반영돼야 할 것이다.

청소년 생명교육은 무엇보다 올바른 성교육에서 시작돼야 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성 개방 사회에서는 신자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왜곡된 지식과 인식을 갖게 되기 쉽고 이것이 무분별한 성관계와 임신, 낙태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로 작년 여름에 열린 청년대회 중 생명윤리 세미나 시간에 많은 청년들이 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진부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기는 것을 보면서 무척 안타까웠다. 그나마 어떤 여학생 하나가 “사람들이 신호등을 지키지 않고 무단횡단을 한다고 해서 신호등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듯이 교회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해 줘서 반가웠다.

청소년들은 이성교제를 시작하게 되면서 성충동 및 성욕구, 신체변화, 자위행위, 성병, 임신과 낙태 등을 경험하며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1994년 갤럽조사에 의하면 전체 낙태 건수 중 30%는 미혼여성이며, 이들 중 50%는 2회 이상 낙태경험이 있고, 그 중 85%가 10대이다. 199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고서가 낸 보고서에 의하면 10대 미혼모 비율이 91년 24.3%에서 93년 32.4%, 96년 42.5%로 갈수록 증가했다.

한국성문화연구소가 97년 12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여고생의 0.4%인 4700여 명이 임신하여 이 가운데 64.3%가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2004년 10월 4일 발표된 국정감사자료를 보면, 한 해 동안 10대 청소년의 병원분만은 6730건, 낙태 등을 위해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경우는 4만4772건이다. 이처럼 심각한 청소년 성문제와 생명경시 현상에 대해 교회는 어떻게 도와줘야 할 것인가?

청소년들에게 성과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가장 좋은 가톨릭의 프로그램으로서 필자가 알고 있는 것은 ‘틴스타(Teen STAR)’이다. 틴스타는 미국의 한나 클라우스 수녀가 80년대 미국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심리학자, 신학자, 사회학자, 교육학자 등이 참여하여 성의 육체적, 지적, 사회적, 심리적, 영적인 측면을 총체적으로 통합하고 성에 대한 올바른 정체감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인 성교육은 보통 성의 생물학적 특성과 피임에 초점을 맞춘 단기간 교육이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데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틴스타에서는 정규 훈련을 받은 틴스타 교사가 보통 14주간 강의, 토론, 면담 등을 통해 청소년들 스스로 성적인 존재로서의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식력을 자각함으로써 성에 대한 책임감을 갖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책임 있고 충만한 성관계는 참된 사랑을 바탕으로 생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부관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오늘날 쾌락만을 추구하며 그 소중한 의미를 잃어버린 천박한 성문화로부터 우리의 청소년을 보호하고 그들이 하느님의 선물로서의 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책임 있는 성적 존재로 살도록 도와주기 위해 보다 많은 사목자와 부모들이 틴스타와 같은 올바른 성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박정우 신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가톨릭 신문, 기사입력일 : 200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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