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8.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관리자 | 2008.12.15 23:25 | 조회 1214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8.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

뉴턴,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광대무변한 우주를 보면서 하느님의 교향악을 듣고, 끝없는 사랑의 결정체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천체 망원경으로 우주를 보면서 우주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다루는 시간과 거리의 크기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이들은 수십억 년, 더나아가 수백억 광년의 세계속에서 살아간다.

반면에 수 만조 분의 1 밀리미터 크기의 입자 세계를 보는 사람들은 또 다른 창조세계를 보고 있다. 이들은 물질의 가장 작은 기본구성요소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파헤치며 하느님의 숨결과 손길을 느낀다.

그러나 바쁜 세상 일에 빠져 하느님이 누구인지 진리가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조차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그렇게 세상 일에 빠져 사는 사람들은 우주가 팽창하는지 축소하는지, 지구가 어떻게 해서 생겼는지, 사람은 어떤 존재인지 관심이 없다.

그러다가 치정관계에 얽힌 TV연속극 이야기를 하면 큰 관심을 보인다. 우주와 소립자는 존재하는 사실이고 TV 드라마 이야기는 방송작가가 만들어낸 소설인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현실과 소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을 보면서 “당연하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물건이 주위의 환경과 잘 어울리면 “자연스럽다”라고 말한다.

오늘도 태양의 밝은 빛과 따뜻한 에너지를 받아 만물이 어울려 사는 이 세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느낌도 없이‘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그러할, 당연하고 자연스런 일’로 생각한다.

왜 그럴까. 하느님이 모든 만물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고 자연스런 만물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

태어난 이후 한시도 쉬지 않고 호흡하고 대사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았다면 그 사람은 즉시 “아! 이 세상 모든 것과 이별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며 괴로워할 것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암이라는 것이 사람의 다른 개체와 공존하지 못하여 사람 자체의 존재마저 없애는 것이다.

자연법칙을 어기고 건물설계를 위반하며 최고층에 수영장을 만들어 건물 붕괴의 참사를 맞은 삼풍백화점 사건도 마찬가지다. 존재는 당연하고 자연스럽지 못하면 그 시간과 공간이라는 좌표에서 존재하지 못하고 자연스런 상태로 넘어간다. 모든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존재는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상태로 돌아오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만일 부자연스럽고 불합리한 사실 여럿이 공존했었다면 현재의 존재 상태까지 이 우주와 시간이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사실과 상관없이 인간은 오늘도 내 욕심으로 나 스스로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나 혼자에게만 자연스럽고 하느님의 법칙과는 부자연스런 자신의 좁은 시공간을 만들고 점점 진실로부터 멀어져 간다. 그리고 진실과 동떨어진 시공간을 욕심과 허위로 가득 채운다. 그 좁은 시공간은 저 거대하고 섬세한 자연법칙과 시공간과 전혀 어울리지 못한다. 어울리지 못하니 깨어질 수밖에 없다.

뉴턴은 자신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 운동법칙, 역학 등에 감탄하고 모든 자연현상에서 하느님이 표현되도록 하기 위하여 수많은 노력을 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아인슈타인은 죽기 전 “아 주님 당신이 거기 계셨군요”라면서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스티븐 호킹은 그의 저서에서 “하느님이 시간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시간은 하느님이 창조한 우주만이 갖는 존재의 특성이다”라며 이 세계가 하느님의 특별한 창조물임을 알려주었다.

오늘도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자처하고 약삭빠르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현실이라는 그림 속에 또 다른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교회에 가고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을 바보로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성경이 비과학적이고 예수쟁이들이 비현실적인 바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정말 과학의 정점에 이른 대가들은 하느님께 겸손했다.‘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무엇인지 평생을 연구한 천재들은 하느님께 놀라고 감사하고 찬미 드렸다.

국일현(그레고리오·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전문위원)
[가톨릭신문, 기사입력일 : 2007-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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