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4.허상 속의 세상

관리자 | 2008.12.15 23:24 | 조회 1245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4.허상 속의 세상

‘진실 or 거짓’ 무엇을 믿는가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자신이 과거 조상들보다 많은 과학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산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하여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계산을 해낸다. 핸드폰으로 지구 저편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고 TV와 언론을 통하여 세상만사를 보고 듣는다. 인공위성으로 GPS 교통지리 정보를 알아내고, 어디든지 손쉽게 간다. 자동차, 고속철, 비행기를 타면서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한다.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고 여가 시간에는 TV를 보고 신문을 통해서 수많은 지식 정보를 접하면서 현대인은 참으로 과거보다 많은 지식을 갖고 견문을 넓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현대인은 자신을 자칭 과학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그런 현대인이 2000년 전에 기록된 성경을 보면서 전혀 논리에 맞지 않고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창세기, 그리고 탈출기와 구약성경을 보면 논리와 이익을 앞세운 현대인이 믿을 근거가 전혀 없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이들은 하느님을 믿는 자들을 ‘멍청한 예수쟁이’로 치부하고, 편히 쉬어야 할 주일에 교회에 가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바보로 여긴다. 청소년들은 교과서는 토씨 하나까지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책이지만, 성경은 사람을 미혹시키고 읽어볼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반면 교회는 지동설, 종의 기원, 상대성 이론, 우주선 달 착륙, 유전공학과 배아 복재 등 역사적으로 과학과 무수한 마찰을 빚어왔다. 갈릴레오나 다윈 등은 교회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배척당했는데 그들의 이론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교회의 권위는 무너지고 성전은 관광용으로 전락하였다.

신앙과 종교의 자리에 이제는 과학이 들어섰다. 진정으로 과학은 만능인가. 자! 이제, 현대인들이 정말 과학적인지 알아보자. 그리고 그들이 믿는 과학의 실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자.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서 우주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엄마 잃은 소년의….”

1982년경 아들과 TV에서 즐겨봤던 ‘은하철도999’라는 만화영화의 주제가이다. 지금 성인이 된 우리 아들이 그 영화를 기억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 소년은 은하철도 999를 타고 잃어버린 엄마를 찾으러 이별 저별을 돌아다닌다. 소년이 우주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서 죽을 위기를 겪을 때마다 가슴을 졸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1980년대 초에는 ‘별들의 전쟁’(스타 워즈)이라는 영화가 성행했다. 그 영화를 보지 않으면 현대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금도 이 영화는 재판 삼판을 내놓고 있다. 영화 제작자는 작은 모형 우주선을 움직이고 촬영기술과 영상효과로 진짜 우주 전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만들었다. 젊은이들은 이런 영화와 함께 자랐고 이제는 그들의 정서가 되었다.

ET라는 영화도 있었다. 외계인 ET가 지구에 왔다가 남겨져 지구 어린이와 인간미 넘치는 정을 나누고 자신이 사는 별로 돌아간 것을 그린 1984년의 영화이다. 아내와 아들 셋이 함께 대전 중앙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때 아이들은 ET가 불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 이후 ET를 닮은 인형이 나왔고 그 인형은 불티나게 팔렸다. 또 우주에서 온 아기 공룡 ‘둘리’라는 만화 때문에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둘리 인형을 사주어야 했다.

이들 영화는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어 왔다. 현대인은 어느덧 무한한 우주 공간에 티끌보다 작은 태양계가 있고 지구는 점보다 작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드넓은 우주에 인간보다 우수한 외계인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그들은 우주 저 멀리서 UFO를 타고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쯤 이르고 보면 “인간은 하느님을 닮아 창조된 유일한 존재”(창세기 1, 26)라는 말은 거짓이고, 우리보다 더 선택받은 존재가 저 넓은 우주 어디엔가 있을 확률이 훨씬 높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창세기를 믿으라고 하는 것보다 우주 저편에 외계인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믿는 편이 훨씬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실제는 그 합리성 뒤에 거대한 상술이 도사리고 있고, 영상으로 본 우주관은 허구인 것도 모르면서….

국일현(그레고리오·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과학기술부 원자력안전전문위원)
[가톨릭 신문, 2007-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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