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3.이기주의적인 삶

관리자 | 2008.12.15 23:24 | 조회 1288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3.이기주의적인 삶
진정 진실을 버릴 것인가

20세기 초에 나타난 유물사상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거쳐 신을 부정하고 인간의 가치를 바닥으로 내 몰았다.

루소의 허무주의를 거쳐 니이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했고, 이어 실존주의 사상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시작한 공산주의 혁명이 쓸고 간 지역에서는 그리스도 신앙을 가진 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유물론자들과 그리스도 신자들은 공존할 수가 없었다. 북한에선 아직도 종교 자유가 용납되지 않는다.

자본주의도 마찬가지다. 이 물질만능의 도구도 ‘나 자신이 무엇인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을 생각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돈 잘 벌고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게 했다.

돈 많은 사람은 사람 자체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접받는 세상이다. 삶의 목적이 돈이고 사는 이유가 돈인 것으로 착각하고 산다. 돈 없는 사람은 무언가 모자란 사람으로 취급된다. 돈은 이 세상의 모든 것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당장 하느님을 만난다 해도 두렵지 않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것에 전력투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의 삶의 유형은 더욱 심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돈이나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결혼할 시간도 없어져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다. 자신들의 삶에 지장을 주는 아이를 갖지 않거나 낙태해버리는 것이 당연시되어 인구 증가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동안 자신을 희생하며 돌보아준 부모를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고 효도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남겨줄 유산이 없는 부모는 내팽개쳐지는 것은 물론이고, 다행히 돈을 들여 노인 병원이나 유료 양노원에 보내지면 복이 있는 노인으로 취급되고 있다.

잘나가는 사람은 밥 먹고 잘 시간도 없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살다보면, 교회나 하느님 같은 것은 생각할 엄두도 못 낸다. 식사는 걸어가면서 하고, 잠도 차타고 가면서 하면 되고, 회의는 화상으로 하면 된다.

뉴욕에 갔다가 런던을 들러 일본에서 식사를 하고 서울 고급 호텔에서 회의를 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항상 약한 기업은 잡아먹고 강한 기업은 이용할 줄 알아야 최상의 사업가요 아주 잘나가는 인생이 된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자식은 버리고 돈으로 청산하고, 형제는 과거 사회의 종보다도 하찮게 취급하며, 부모는 뒷방에 처박아두고, 조강지처는 애물단지로 버리고, 문제가 생기면 힘으로 남을 짓밟고도 양심의 가책은 전혀 받지 않는다.

재산과 나를 위해서는 남편이나 아내도 죽이고 부모, 자식까지도 버리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전처를 몰아내고 7억 원을 요구하는 아내를 토막 내 죽여 몰래 아파트 밖으로 꺼내가다가 감시카메라에 찍힌 인쇄소 사장이 잡혔다고 한다. 또 이어서 아프리카인들이 돈을 뜯으려 대우건설 직원들을 인질로 잡았다고 뉴스에 나온다.

동서를 막론하고 모두가 돈을 위해서는 또는 아무 이유도 없이 인륜을 버리는 일이 자연스럽게 벌어진다.

유능한 인재는 회의에 1초라도 늦으면 안 되고,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하는 것이 필수이다. 아비, 어미는 버리고, 부부는 이혼하고, 자식은 돈만 주면 되고 불필요하면 내팽개치고, 진실한 나는 덧칠하여 보이지 않게 해도 세상은 그를 탓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보다 더 좋은 몫의 땅을 사서 땅값이 오르면 기고만장하며 불쌍한 사람에게 왜 저렇게 사는지 바보라고 말한다. 가난한 사람에게 돈 만 원 이상 쓰는 예가 없으면서 하느님이나 윤리는 버리고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것이 유물사상의 유물이요,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정신과 인륜은 멀어져가고 물질과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이제는 그 물질을 위하여 나마저 희생해도 되는 가, 그런 나 자신마저 없는 이기주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리고 열심인 그리스도인들은 모두 광란을 가져온 맹신도로 몰리고, 성경은 비과학적이고 비현실적인 글로 취급되고, 예수님은 다빈치코드와 같은 소설로 덧칠되어 우주와 생명의 진실이 외면당하는 현실이 지배하고 있다.

국일현(그레고리오. 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 과학기술부 원자력 안전전문위원)
가톨릭 신문, 기사입력일 : 2007-07-01
twitter facebook
댓글 (0)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