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칼럼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20.겨우 하나의 세포이었던 인간

관리자 | 2008.12.15 23:27 | 조회 1250

[과학의 눈으로 본 신앙] 20.겨우 하나의 세포이었던 인간

낮아지자

인간은 어머니의 난자 즉 작은 수정란인 세포 하나로부터 만들어졌다. 그 세포 하나에는 부모의 유전정보가 들어있다. 모든 생명 세포는 아데닌과 티민, 구아닌과 시토신의 배열인 DNA로 구성되어 있다. 그 배열에 따라서 유전자가 달라진다.

초기 태아는 체세포 분열을 하면서 심장과 손, 발을 만든다. 그리고 열심히 모체로부터 받은 피를 공급받아 각종 장기를 만들어 간다. 후기에는 뇌가 생기고 뼈와 골격도 갖춘다. 태아는 사람의 모양새를 갖추면 자연스럽게 모체로부터 영양공급을 멈추고 몸 밖으로 나온다.

태아가 자기 뜻대로 분화하여 뼈를 만들고 싶으면 뼈를 만들고 피를 만들고 싶으면 피도 만들고 살을 만들고 싶으면 살을 만들면서 부모의 모양을 닮아 성장하는가. 아니면 어머니의 뜻대로 장기도 만들고 뇌도 만들면서 키우는가.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단 하나의 세포가 모체를 닮아 각가지 장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참으로 오묘한 성장이다. 누구의 뜻으로 만들어졌는가.

처음 나온 아기는 천진난만하고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아기의 모습은 성장하면서 부모를 닮아간다. 막 태어난 아기가 다른 사람을 해치거나 빼앗고 교만하고 거짓을 배우는가. 그 아기가 모체를 배반하고 형제를 괴롭히는가. 이 아기가 성장하여 지식도 갖고 명예도 갖고 권력도 갖고 돈도 갖는다. 고작 염기서열의 배열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포이었고 고분자화합물에 지나지 않았던 생명이었는데 말이다. 처음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 세상 누구를 막론하고 단 하나의 세포에 지나지 않았다.

2000년 전 지구에는 예수님이 태어나셨다. 하느님이 마리아를 통해 사람의 모습으로 성장하여 이 세상에 오셨다고 말하면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인간을 복제하여 인간을 만들 것이라고 하면 어김없이 ‘그렇 수도 있다’라고 믿는다.

그러나 인간 복제를 시도하는 과학자들 자체도 왜 체세포가 복제 되는지 알지 못한다. 복제기술이 아무리 발달하여도 기작과 이유 자체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상실기, 포배기, 낭배기를 거쳐 유전정보대로 또 다른 생명체로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을 따름이다. 그나마 신앙을 가진 과학자들은 그 기작이나 이유를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는다.

하느님이 동정녀 마리아라는 사람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오셨다는데 믿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 글 전체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하느님이 온 우주와 지구를 만드셨고 생물을 만드셨으며 염색체와 사람도 만드셨다. 이 우주를 창조한 하느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시는데, 동정녀의 몸을 빌리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우물 안의 개구리’가 어찌 하느님의 진리를 알겠는가. 모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이지 믿는 사람을 바보 취급할 수 있을까. 코끼리 발등에 기어 다니는 개미는 거대한 코끼리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 개미는 코끼리가 잠시 다리를 털면 짓밟혀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우주에서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작은 한 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작은 지구 속에서 하찮은 지식을 가진 인간은 오만하여 우주 모든 진리를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하느님을 부정한다. 기껏해야 세포 하나에서 출발한 주제에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려고 요르단으로 요한을 찾아가셨다.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하면서 그분을 말렸다.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하고 대답하셨다. 그분은 사람들이 회개하고 구원을 얻어 자신의 모습대로 닮아 살기를 바라며 이 세상에 오셨다.

사람보다 낮은 모습으로 사람에게 세례를 받고 모든 사람을 구하려고 오셨다. 그리고 이 사실을 널리 알려 다른 사람들이 회개하고 구원을 얻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느님이 낮아져서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셨듯이 우리도 낮아져서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필자도 막 태어난 아기에서 벗어나 또 다시 저지른 죄에 대하여 회개하고 용서를 빌고자 한다. 그리고 세상 다른 사람들도 이 진리에 따라 살았으면 한다.

국일현(그레고리오, 대전 공주 중동본당, 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 한국방사선산업학회장)
[가톨릭 신문, 기사입력일 : 200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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